뉴욕 타임스스퀘어의 한 건물에 ‘워너원’의 멤버 강다니엘의 생일 축하 광고가 나온 모습.

지난 4일 오후 6시(현지 시각) 미국 뉴욕의 명소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한 건물 전광판에 한국의 11인조 보이그룹 '워너원'의 멤버 강다니엘(21) 사진이 걸렸다. 팬클럽이 오는 10일 그의 스물두 번째 생일을 맞아 돈 모아 축하 광고를 한 것이다. 총 8개 전광판에서 강다니엘의 사진과 영상, 생일 축하 메시지 등이 나왔다. 광고는 11일 오후 3시까지 8일간 게재된다.

타임스스퀘어는 전 세계에 알려진 랜드마크다. 이곳 건물들의 옥외 광고비는 통상 하루 수천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엑소'나 '트와이스'의 데뷔 축하 광고들이 타임스스퀘어에 등장한 적은 있지만 모두 중국 팬들이 주도한 것이었다. 강다니엘처럼 한국 팬클럽에서 타임스스퀘어 광고를 집행한 사례는 처음이다. 팬클럽은 추가로 강다니엘 고향인 부산과 서울 마포, 강남 일대 지하철역에 30여 개 생일 축하 광고를 했다.

'워너원'은 케이블방송 오디션 경연 프로그램의 팬 투표를 통해 데뷔한 팀으로 강다니엘은 그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멤버다. 워너원은 데뷔 후 낸 미니 앨범 2장을 합쳐 1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올 하반기 가요계 최고 스타였다.

팬클럽의 대형 이벤트에 '놀랍다'는 반응도 많지만, 우려도 나온다. 팬클럽 응원 문화가 과시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어서다. 당장 팬클럽에서 가수의 신곡이 나오면 디지털 음원 차트 1위로 만들기 위해 사재기에 가까운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한 아이돌 팬클럽은 응원하는 가수가 연말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을 독식(獨食)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청와대에 해당 시상식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에 나서기도 했다. 팬클럽 간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이런 대형 이벤트가 다른 팬클럽을 자극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강다니엘 광고 소식이 알려지자 엑소나 방탄소년단 팬클럽에서도 "우리도 하자"는 독려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이 때문에 "아이돌 팬클럽이 가수를 응원하는 건 좋지만, 그 큰돈을 강다니엘 이름으로 기부했다면 더 뜻깊었을 것"이란 지적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