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에는 벌써 상고대가 내려 순백의 산을 뽐내고 있다.

겨울 산행의 백미, 덕유산德裕山(1,614m)이다. 눈꽃산행으로 겨울 등산객이 제일 많이 찾는 산이다. 조선 선비들도 제법 찾은 듯하다. 조선 중기 정계와 사상계를 이끌고 남인의 정수였던 허목은 그의 문헌집 제28권 하편 덕유산기에 지리지 같은 글을 남겼다.

'남쪽 명산의 정상 가운데 덕유산이 가장 기이하니, 구천뢰九千磊 구천동九千洞이 있고, 칠봉 위에 향적봉이 있다.  지리산 천왕봉과 정상이 나란히 우뚝하며, 이어진 산봉우리에 연하煙霞(안개와 노을 또는 고요한 산수의 경치)가 300리나 서려 있다.

봉우리 위에 못이 있는데, 못가에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 자라는 나무는 특이한 향기가 풍기는 사철나무가 많은데, 줄기는 붉고 잎은 삼나무와 같으며, 높이는 몇 길이 된다. 못의 모랫가엔 물이 맑으며, 깊은 숲에서는 특이한 향기가 난다. 산을 오르는 데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감음의 혼천渾川을 따라 구천뢰 60리를 오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양의 자갈길을 따라 사자령獅子嶺에 올라서 이르는 것이다.'

중봉 올라가기 적전 드넓게 펼쳐진 덕유평전을 바라보고 있다. 뒤로 구름과 안개가 뒤섞인 산 그리메가 너울처럼 일렁인다.
계곡과 어울린 덕유산의 가을풍경이 환상적이다. 이제는 겨울에 접어들어 더 이상 볼 수 없다.
임훈 유산기에 등장하는 계조굴은 지금 오수자굴로 불린다. 그 앞에서 쉬고 있다.
취재진이 중봉을 향해 열심히 올라가고 있다.
공단 자연환경해설사 이부영씨가 임훈 선생이 갔음직한 코스를 설명하고 있다.
산 그리메가 너울처럼 일렁이는 덕유산을 배경으로 오르고 있다.
이성계가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 쌓았다고 전하는 향적봉 정상 돌제단에 사람들이 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