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에 찌든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조어는 무엇일까.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올 한해 인기를 얻은 '2017 직장인 공감 신조어'를 5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퇴사 준비생'이라는 뜻의 '퇴준생'이 올해 새로운 단어로 등장했다. 퇴사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유독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20~30대는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 세대'로 불리며 산업화 시대 때부터 내려온 조직 중심 문화에서 탈피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들은 직장이 보장해주지 않는 미래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회사를 다니며 퇴사 이후를 준비한다. 직장에 대한 불만 때문에 충동적으로 퇴사하기보다는 차근차근 퇴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이들의 의도가 '퇴준생'이 등장한 배경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오고 간 대화에서 파생된 용어도 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걸린다는 '넵병'과 '일하기 실어증'이 대표적이다. 넵병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업무 지시를 하는 상사의 말에 '넵'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가리킨다. '네'는 너무 딱딱해보이고, '넹'은 너무 가벼워보이지만, '넵'은 의욕이 충만해보인다. 직장인들은 '넵'이란 대답을 온종일 기계적으로 하기 때문에 '넵병'에 걸렸다는 것이다.

일하기 실어증은 '싫어'와 '실어(失語)'의 발음이 같다는 데 착안했다. 일에 지쳐 말이 잘 안 나오고, 말없이 혼자 있고 싶은 직장인의 심리를 묘사한 단어다. 컨디션에 따라 지시사항이 바뀌는 직장 상사 때문에 화병에 걸린다는 '상사병'이란 단어도 탄생했다.

'사무실 지박령'이란 단어도 새로 등장했다. 지박령은 '땅에 얽매인 영혼'이란 뜻으로, 집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직장인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휴식을 포기할 만큼 바쁘고 고달픈 직장인을 의미하는 '쉼포족'도 있었다.

이 외에도 일이 미숙해 선배들에게 계속 질문만 하고 짐이 되는 신입사원을 칭하는 '물음표 살인마', 잘 모르면서도 묻지 않고 혼자 끙끙대는 신입사원을 가리키는 '쩜쩜쩜 살인마'라는 단어도 직장인 공감 신조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