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위즈덤하우스 |428쪽|1만7800원
“사람은 풍경 속에서 무의식 중에 의미를 찾는다.”
35평 동네 서점이 구글과 아마존을 위협하는 글로벌 기획회사로 거듭났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오프라인 상점들의 불황 속에서 나 홀로 고공 성장한 서점, 바로 일본의 츠타야 이야기다. 영국 왕세손과 덴마크 왕과 왕비가 일본에 방문했을 당시 허락된 자유 일정에 유일하게 찾은 곳이 바로 ‘츠타야 서점’이었다.
츠타야 서점은 일본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의 전국 브랜드로 35평 작은 대여점에서 시작해 현재 일본 내 1,400개 매장을 갖춘 국민 브랜드로 성장했다. 초기 도서, 음반 및 DVD를 대여해주던 사업 형태에서 책을 매개로 음반, 문구, 소품, 가전용품까지 다양한 생활용품을 제안하는 형태로 변모해왔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는 CCC 최고경영자인 마스다 무네아키가 사내 블로그에 10년간 기록한 경영일기 중 정수만을 모은 것이다. 34년간의 비즈니스 인사이트의 기록은 주옥같은 성찰로 가득하다.
‘신용을 쌓기 위해 해서는 안되는 것들을 수없이 보고 경험하면서 터득해왔다. 그중 하나가 남탓을 하지 않는것. 사람과 사람이 약속을 하고 그것을 반복하여 실현함으로써 신용은 생겨난다.’
‘어떤 회사의 사장이든 역시 상대를 생각해서 타인의 이야기를 웃는 얼굴로 들어준다. 그것은 내용이 좋아서라기보다 상대가 불쾌하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다. 그런 의미에서는 진심이 아니다. 상대에게 ‘NO’라고 말할 때가 진심이다. 여기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NO’라는 말을 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생각한다.’
‘사람도 컴퓨터와 같아서 열심히 생각하고 보고하기까지 시간을 길게 확보해도 결국 아웃풋은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바로 ‘아웃풋'을 하라고 요구한다. 아웃풋이 있으면 데이터나 다른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받을 기회가 는다. 그런 조언을 더하면 ‘좋은 기획'이 생긴다.’
‘확실히 비관은 기분에 속하고 낙관은 의지다. 인생을 낙관적으로 살 것인가, 비관적으로 살 것인가. 그것은 자신의 의지에 달렸으며, 그런 삶의 방식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했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일본 내 ‘혁신의 아이콘’ ‘지금 가장 주목받는 경영자’로 불리며 천부적 재능을 가진 경영자로 평가받지만 책 속에 기록된 10년은 매일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며 분투해온 것이 전부다.
최근 츠타야는 에어비앤비와 제휴를 맺으면서 일본 내 숙박 공유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닷컴 등 대형 콘텐츠 서비스 업체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츠타야 서점은 단순한 ‘서점’ ‘대여점’이 아닌 글로벌 기획회사로 거듭났다. 진짜 츠타야의 정신을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