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영혼이라 불리는 빛의 축제, 오로라.

오로라.

많은 여행객들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즉 버킷 리스트의 하나로 꼽는다. 태양에서 날아온 대전입자가 지구 자기장과 상호 작용하여 극지방 상층 대기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방전현상. 과학적 설명은 건조하게 느껴지지만 그 빛깔과 움직임은 사뭇 낭만적이다. 사실 이름 자체가 신비롭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여명(黎明)의 신 아우로라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칠흑같이 까만 밤. 아침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설레이는 여명을 선물하듯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을 배경으로 춤추듯 하늘거리는 청록색 빛의 움직임은 "그래, 이것 때문에 여기까지 왔지!"라고 외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오로라는 아무데서나 볼 수 없다. 위도 66도33분 '아틱 서클(북극권·artic circle)' 위쪽에서 주로 관측된다. 여름 백야(白夜)가 있다면 겨울엔 하루 24시간의 대부분을 어둠 속에서 보내야 하는 지역. 그래도 사람들은 오로라가 있어 부푼 가슴으로 하늘의 별을 헨다.

오로라를 보기엔 북미 캐나다와 미국 알래스카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북유럽, 특히 노르웨이는 나름 장점이 많은 곳이다.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대서양 북쪽으로 난류가 흐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또 다른 볼 거리가 있다.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수많은 피오르드다. 빙하에 깎여서 만들어진 U자형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와 형성된 깊은 협곡. 겨울, 눈 덮힌 피오르드 사이로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크루즈 선상에서 오로라를 보는 맛은 지구 다른 곳에선 좀처럼 맛볼 수 없는 특권(特權)임에 분명하다.

오로라 크루즈인 후티루튼 선사(船社)의 1만1384톤 규모의 '노르드 노르게' 호는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과 최북단 키르케네스라는 항구도시를 왕복한다. 핀란드 헬싱키를 거쳐 키르케네스로 차로 이동하는 길에 순록 가족을 만났다. 운전 기사는 커브길을 돌다 순록을 발견하고는 급제동을 걸어 5~6m 앞에서 멈춰 섰다. 순록들은 커다란 뿔을 이고 순박한 눈으로 차를 바라보더니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천천히 도로를 건너 침엽수 숲 사이로 사라졌다. 키르케네스로 가는 길에는 핀란드에서 세번째로 큰 이나리 호수도 볼 수 있다. 넓이 1300㎢나 되는 이 곳에서 겨울엔 스노모빌을 타고 얼음 낚시를 하는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물론 장비는 다 대여해준다고 한다.

키르케네스에서 크루즈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여정엔 노르웨이의 유명한 관광지를 모두 만날 수 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함메르페스트.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인 스트루베 측지 아크가 있는 곳이다. 세계 최초로 지구의 경선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이곳에서부터 흑해 연안까지 10개국 2820㎞에 걸쳐 있다. 함메르페스트는 북극탐험의 전초기지로서 북위 70도가 넘지만 멕시코 난류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의 잠수함 기지가 있었는데 전쟁 말기 러시아에 점령되면서 온 도시가 불에 타 오래된 건물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북쪽의 파리'라는 트롬쇠는 밤 12시에 도시의 간판 격인 북극 대성당에서 열리는 자정 콘서트가 유명하다. 가족인 듯한 세 명이 부르는 노래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요정들의 노래처럼 들렸다. 거대한 스테인드 글라스 모자이크가 돋보이는 북극대성당을 나서면서 배로 돌아가는 길에 오로라를 만날 수도 있다. 정말 운이 좋으면.

①활기 넘치는 밤 문화와 다양한 레 스토랑의 미식 문화로‘북쪽의 파 리’라고 불리는 트롬쇠. ②빙하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북극 대성당. ③로포텐 제도에 자리한 노르웨이 북부의 항구 도시, 보도. ④아르누보 건축 양식의 둥근 탑 등 으로 매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올레순.

다음날 아침 기항한 하르스타드에서는 아침 햇살이 강하게 퍼지면서 모처럼 노르웨이의 자연을 만끽했다. 멀리 흰 눈에 덮인 산들을 배경으로 맑은 물에 파란 하늘, 그리고 붉은 벽돌 집들. 절로 카메라를 찾게 만드는 곳이다. 무엇보다 바이킹 시대의 노르웨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도시 북쪽에서 3000여년 전의 청동 도끼와 청동 목걸이, 철기시대의 유물들이 발견됐다고 하며 바이킹 역사 박물관도 있다. 그 옆에는 유명한 트론데네스(trondenes) 교회가 여행객들을 맞는다. 1300년대에 지어졌으며 지구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중세 교회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앞머리에 숱이 적은 마음씨 좋게 생긴 신부님이 방문객에게 안내장을 나눠주는데, 1000년 된 육중한 나무 대문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하르스타드에서 스볼베르, 레크네스, 그리고 땅끝마을 오(A˚)로 이어지는 로포텐 제도 마을들은 한적한 전원 풍경을 선사한다. 관광객들이 해안을 따라 승마 트래킹도 많이 하며 노르웨이 현지 사람들은 이 근처에 세컨드하우스를 두고 휴가철에 사냥과 낚시를 즐긴다.

노르웨이 중부의 무역, 교육, 문화 중심지 트론하임에 닿기 전날 밤 고대하던 오로라를 목격했다. 말 그대로 별의 바다를 배경으로 안개가 피어오르듯 청록색 빛이 퍼져 나왔다. 신비로움을 느끼기 전 너무나 맑고 깨끗한 수많은 별빛에 취했다. 광고의 나왔던 페로 제도의 절경에 못지 않았다. 트론하임에선 노르웨이 수호성인 세인트 올라브 매장지 위에 세워진 니다로스 성당이 볼만하며, 시베리아 허스키들이 끄는 개썰매 체험도 가능하다.

노르웨이 오로라 크루즈는 롯데관광이 국내에서 독점 진행한다. 극야(極夜·polar night)를 피해 2월부터 손님을 받는다. 이 시기가 오로라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로 오로라 관측 확률이 높다. 자세한 사항을 롯데관광 홈페이지(www.lottetour.com)나 크루즈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오로라 크루즈 여행의 3가지 즐거움

1. 아름다운 오로라를 볼 확률이 높다.
여행 기간이 오로라가 절정에 이르는 때라 오로라를 볼 확률이 높으며 특히 아름다운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다.

2. 크루즈로 편하게 오로라를 만난다.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해 번거롭게 이동할 필요 없이 크루즈를 타고 편하게 이동하며 즐길 수 있다.

3. 다양한 레저 활동은 덤!
스노모빌·승마·트레킹 등 다양한 레저 활동과 함께 오로라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