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스위스의 한 마을이 4인 가족이 와서 집 짓고 살면 7만 스위스프랑(약 7780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풍경과 깨끗한 공기, 풍부한 일광(日光)시간 등을 자랑하는 스위스 발레 주(canton)의 알비넨 마을이 이런 지원금 제공에 나선 것은 고산(高山)지역 마을의 심각한 인구 감소 추세를 되돌리기 위한 것.
해발 1300m에 위치한 이 600년 된 마을에는 이제 약 240명만이 남았다. 지난 수 년간 세 가구, 8명의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면서, 학교도 문을 닫았다. 다섯 명의 마을 아이들은 옆 마을 학교로 버스 통학을 한다고.
발레의 주도(州都) 시옹에서 불과 6km 떨어졌고 산업도시 비스프에서도 차로 35분 거리이지만, 마을 자체에 일자리가 없어 계속 주민 수가 줄었다.
그래서 지난 8월 마을 젊은이들이 청원하고 주민의 절반 이상이 찬성해 발의한 안이 성인 부부 2명에게 각각 2만5000 스위스 프랑과 아이 2명에게 각각 1만 스위스프랑씩 모두 7만 스위스프랑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물론 7만 스위스프랑의 지원금을 받으려면 조건이 붙는다. ▲이주하는 성인은 45세 미만이어야 하며 ▲한 번 이사 오면 적어도 10년은 살아야 한다. 또 ▲주거용으로 사는 집의 구입과 수리 등이 20만 스위스프랑(약2억2000만원)을 투자해야 하며 ▲10년 내에 마을을 떠날 경우 지원금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
알비넨은 이번 대책으로 2020년까지 성인 10명과 어린이 8명 등 총 다섯 가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알비넨 주민이 가장 많았던 때에는 380명에 달했다고.
스위스에서 고산 마을의 인구 감소는 국가적 문제다. 이탈리아어를 쓰는 티치노 주의 코리포 마을도 300명이던 주민 수가 13명으로 줄었다고.
그래서 다른 고산 마을에서도 특히 젊은이들에게 쇼핑 할인가격을 적용하고, 교통수단 할인이용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