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도(古道)는 사실상 고도(高道)라 불러야 옳다. 강원도에 있다.
정선의 운탄고도(運炭古道)는 1980년대 후반까지 이용된 석탄 운반용 옛길 만항재~함백역을 잇는 40㎞ 구간을 산책로로 단장한 것이다. 중국의 차마고도에서 이름을 땄는데, 평균 해발 1100m의 고지와 능선으로 이어진 탓에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진 높은 길(雲坦高道)이라는 뜻도 함께 지닌다. 야생화가 지천으로 자란 화절령(花折嶺)과 무너진 지하 갱도에 물이 차 생긴 도롱이연못이 곳곳에서 얼굴을 반짝인다. 광부의 아내들이 찾아와 연못 도롱뇽의 생사 여부로 남편의 안녕을 점쳤다는 곳이다. 겨울에 이르러 고도는 더욱 진귀해진다. 지난해 겨울엔 1177갱도 주변 숲길에서 빙화(氷花)가 관측되기도 했다. (033)560-2369
고랭지 역시 고도가 된다. 태백의 매봉산 자락 귀네미마을은 이른바 배추고도로 불린다. 해발 1071m에 있는 이 길은 구불구불 고산 기슭을 고랭지 배추 재배 단지로 개간한 것으로, 비탈밭과 이를 둘러싼 고산준령의 풍경으로 유명한데, 마을 왼편으로 동해가 내려다보인다. 언덕에서 날개를 돌리고 있는 풍력발전기가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덕항산 기슭에서 자란 통통한 배추는 특유의 고소한 맛과 신선도를 자랑한다. 9월 말까지 시퍼렇게 도열한 배춧잎이 장관을 이루지만 지금은 추수가 끝났고 이미 눈발이 날리고 있다. 눈이 쌓이면 차량은 통제되고 오로지 사람의 발걸음만 허용된다. (033)550-2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