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암, 뇌졸중, 심근경색 등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질환 치료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는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2017 한눈에 보는 보건(Health at a Glance)' 보고서에 실린 환자 경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45세 이상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30일 치명률'(입원 시점 기준으로 30일 내 사망한 입원 환자 비율)은 6.2%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직장암 5년 순 생존율'(진단 후 5년 동안 생존할 누적 확률)은 71%로 OECD 국가(평균 61%) 중 가장 높았다. 대장암과 유방암 5년 순 생존율도 각각 71.6%, 86.3%로 OECD 평균(63%, 85%)보다 높았다.

당뇨·천식 등 만성질환 관리는 여전히 취약했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당뇨병 입원 환자는 281명으로 OECD 평균(137.2명)의 2배를 넘었다. 만성폐색성폐질환 입원율도 214.2명으로 OECD 평균(189.8명)을 웃돌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1차 의료 단계에서 관리가 소홀해 질병이 악화됐거나 입원 병상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선 처음으로 회원국 환자들의 진료 만족도를 조사해 비교한 '환자경험조사' 결과도 실렸다. '진료 시 의사와 대화 시간이 충분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국내 환자는 77.9%, '의사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느냐'는 질문에는 87.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각각 81.3%, 88.9%를 기록한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결과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진료 시간 부족 문제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OECD 회원국 물가 수준을 반영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경상 의료비는 연간 2729달러(약 306만원)로 OECD 평균 4003달러(약 449만원)보다 낮았다. 하지만 최근 6년간 의료비 지출 증가율은 38%를 기록해 같은 기간 24% 증가한 OECD 평균 증가율보다 1.5배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