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 장인인 윤모씨(68)를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허모(41)씨가 “주차 시비로 살해했다”는 기존 진술 외에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허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계획 범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허씨는 29일 오후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경기 여주경찰서 유치장에 나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 장인을 살해한 사건 피의자인 허모(41)씨가 29일 오후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경기 여주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허씨는 지난 26일 검거돼 양평경찰서로 이송됐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흰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갈색 점퍼와 회색 바지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는 "왜 윤씨를 살해 했느냐" "빚이 (엔씨소프트) 게임 때문에 생겼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허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 30분~오후 8시 50분 사이 양평군 윤씨 자택 부근에서 윤씨를 흉기로 3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씨는 경찰에서 "윤씨와는 모르는 사이이며, 주차 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살해 동기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자신이 서울 강남에서 수도권 일대 토지를 개발해 분양하는 부동산 개발 컨설팅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지만 경찰은 허씨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허씨는 사건 당일 오후 5시 12분쯤 승용차로 마을 입구를 지나 윤씨 집 방면으로 간 것이 확인됐다. 그는 부동산을 보러 왔다고 진술했지만 범행 현장 부근에서 2시간 이상 머물렀던 데다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계획 살인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허씨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빠른 오후 3시와 오후 4시에 각 한 차례씩 현장에 진입했던 정황이 29일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허씨가 8000여만원의 빚을 져 매월 200만∼300만원씩 이자를 갚고 있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채무가 범행동기와 관련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허씨가 인터넷 게임을 하다가 거액의 빚을 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관련 접속기록을 확인하기 위한 통신 영장도 신청할 예정이다. 법원은 이날 오후허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