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돌 그룹의 팝 콘서트에서 지나치게 소리를 질렀던 한 16세 소녀가 다음날 호흡 곤란과 통증을 호소해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가 최근 ‘응급의학회 저널(the Journal of Emergency Medicine)’에 소개했다.

2012년 4월 미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에서 열린 영국계 아이돌 '원 디렉션'의 콘서트장에서 함성을 지르는 한 미국 소녀팬

텍사스주에 사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소녀는 수년 전 영국의 남자 아이돌 그룹 ‘원 디렉션(One Direction)’이 미국에서 가진 공연 콘서트에서 한껏 소리를 질렀고, 다음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게 돼 고통을 겪었다. 소녀는 호흡기 질환 병력(病歷)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응급실 의사들이 이 소녀의 목과 가슴을 손으로 누르자, ‘으드득’ 소리가 났다. 폐를 둘러싼 조직에 구멍이 나, 폐가 찌그러들고 폐로 흡입한 공기가 폐 바깥으로 나가는 ‘기흉(pneumothorax)’ 소견이었다.

소리지르다가 망가진 열성팬의 폐

X레이 촬영을 해 보니, 공기가 양쪽 폐 사이의 종격막으로 새어나갔고, 폐의 일부가 함몰되는‘무기폐(collapsed lung)’ 증상을 보였다. 무기폐는 폐의 일부 혹은 전체가 쭈그러들어 폐에 공기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소녀는 원디렉션의 콘서트에서 다쳤다

다행히 증상이 가벼워서, 소녀는 산소를 공급받고 신속하게 안정을 되찾아 다음날 퇴원했다.

의료진은 저널에 지금까지 콘서트장에서 심하게 소리를 질러서 무기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지만, ‘지나친 함성’도 발병 원인에 추가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동안 무기폐의 잠재적인 원인으로는 ▲무거운 것을 드는 행위 ▲다이빙 ▲군 항공 훈련 등이 보고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