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12일 북한의 해킹으로 우리 군(軍)의 기밀 작전 자료들이 유출된 사건과 관련,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가 국정감사장에서 “장관이 남의 일 말하듯이 해선 안 된다”는 질타를 받았다.

북한 추정 해커들이 지난해 9월 우리 군(軍) 데이터베이스(DB)센터 격인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를 해킹해 A4용지 1500만여 쪽 분량에 해당되는 235GB(기가바이트)의 자료를 빼간 사실이 최근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유출된 자료에는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斬首)작전'의 구체적 내용이 들어있는 '작계 5015'를 포함해 침투·국지도발 대응 계획인 '작전계획 3100', 북한 급변 사태나 도발 시 우리 특수전사령부가 수행할 '우발계획(Contingency Plan)' 관련 문서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송 장관은 이날 국방부를 대상으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번 해킹 사건에서 VIP 동선과 작전계획 등이 노출됐다. 해킹 주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느냐”고 묻자 “해킹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으로 추측한다”고 답했다.

이어 송 장관은 “해킹 등 전체적인 사이버 건에 대해서는 다시 시작하는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 또는 전문가, 용역 등을 통해 100% 밝혀 나가겠다”면서도 “(유출된) 기밀문서들이 그렇게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을 주는 것이냐에 대해선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생각하는 국방개혁이나 부대편성 등을 다 새로 할 것”이라며 “(그래서) 해킹을 당한 것이 국가안보에 영향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작계(작전계획)가 해킹됐는데 염려할 일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장관으로서 잘못된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송 장관을 향해 "작계가 노출됐는데 그게 염려할 일이 아니라니, 국방의 최고 책임자가 그렇게 말해선 안 된다"며 "너무 남의 일을 말하듯이 해선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송 장관은 "처음부터 사이버수사를 하는 것과 같이 다시 시작해서 완벽하게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