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성곽길은 한양도성 남산 구간 내 장충체육관 뒷길부터 ‘다산 팔각정’에 이르는 1㎞ 구간이다. 오는 21일 이 길에선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가 열린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 가을로 물든 600년 역사의 한양도성 다산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도성에 깃든 역사 이야기를 듣고 성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악회를 감상한다. 한복 패션쇼를 관람하고 '성곽 웨딩연'이라는 특별한 결혼식의 하객이 된다. 이뿐만 아니다. 아트 마켓에서 수공예품 구경도 하고, 푸드 트럭에선 식도락을 만끽하며 분필로 바닥에 실컷 낙서도 해볼 수 있다.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가을의 남산에서 역사, 문화, 예술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성곽길 축제가 열린다. 21일 한양도성길 남산 구간 내 '다산성곽길'(동호로17길 일대)에서 펼쳐지는 '한양도성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다.

'금난새 음악회' '청사초롱 순성놀이'… 성곽에 예술이 울리다

이번 예술제는 지난 5월 200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던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의 가을 버전. 볼거리, 체험 거리가 더 풍성해졌다. 축제는 크게 자녀와 함께하기 좋은 역사·교육 프로그램, 문화·공연 프로그램, 전시·체험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축제가 열리는 동안 장충체육관 입구 뒷길부터 다산성곽길 내 '토끼굴'에 이르는 '성밖길' 약 600m 구간에선 17종의 이벤트와 체험 행사가 열린다. 체험 프로그램 중 가을 축제에 맞춰 선보이는 '청사초롱 순성놀이'는 조선 중·후반기 도성 곳곳에서 열린 전통놀이를 재현한 것으로, 알록달록한 초롱을 들고 소원을 빌며 순성길을 걸어보는 행사다.

1‘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 행사 중 하나인 ‘성곽길 웨딩연’. 2‘의령시면’ 각자성석으로 탁본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각자성석 탁본 체험’. 3 다산성곽길에서 여럿 발견된 ‘각자성석’.

지휘자 금난새와 충무아트센터 뉴월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금관악기 팀 10조가 펼치는 야외 클래식 무대 '금난새와 함께하는 성곽길 음악회', 600년 한복 패션의 역사를 두루 소개하는 '한양 600년 패션쇼-한복, 성곽을 걷다'도 볼만하다.

갤러리와 공방 문 활짝 열고, 아트 마켓, 푸드 트럭도 성곽 아래서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해볼 만한 행사도 기다린다. 전문 해설사와 다산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한양도성의 역사적 가치와 특징에 대해 배우는 '한양도성 해설가 투어 프로그램' '한양도성 성곽돌 사진찍기 미션 프로그램' 등은 한양도성의 600년 역사와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회. '다산성곽길 분필 아트존'에선 이날만큼은 성곽이 그려진 땅바닥에 맘껏 낙서해볼 수 있고, '다산성곽길 옛날사진관'에선 옛날 스타일의 가족, 커플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축제 기간 다산성곽길에 있는 7개의 소규모 갤러리와 공방에선 문을 활짝 열고 시민에게 무료 관람 기회를 제공하며 도자기·목공·가죽 등 공예 체험 교실도 현장 접수로 운영한다. 다양한 공방 수공예품을 직거래로 구입할 수 있는 '아트 마켓'도 40여 팀이 참가하며 축제장에는 푸드 트럭과 음료 트럭이 들어서 축제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성곽에서 탁본, 결혼 체험

다산성곽길은 '각자성석(刻字城石·현재의 '공사실명제'와 같은 것. 축성을 담당했던 군현을 새긴 성곽돌)'이라는 한양도성의 독특한 축성사를 대표하는 성곽돌이 여러 개 발견된 장소다. 그 의미를 담은 '각자성석 탁본 체험'이 열린다. 체험 참가자들은 각자성석 탁본을 떠보면서 조선시대 도성의 축성 방식과 한양도성의 역사, 전통을 이해한다. 전문가 교육 후 진행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들도 쉽게 참여 가능하다.

서울 중구청과 함께 이번 축제를 공동 주최하는 호텔신라는 경남 의령 사람들이 과거 축성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각자성석인 '의령시면(宜寧始面)' 모형으로 탁본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의령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고향이다.

'성곽길 웨딩연(宴)'도 색다른 볼거리다. 사전 신청자 중 예비 부부 1쌍(雙)을 선정해 호텔신라 측이 재능 기부 방식으로 야외 웨딩을 열어주는 행사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다산성곽길이 있는 장충동은 이병철 회장의 생가가 있는 뜻깊은 곳"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