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 이달부터 시행되면서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외면하는 것이 일상화된 중국 사회에 변화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인민일보 등 중국 매체들이 2일 보도했다.
이 같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이른바 '호인법(好人法)'이라고 불리는 중국 민법총칙 184조 개정안이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개정안은 곤경에 처한 이를 도우려다 뜻하지 않게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히더라도 민사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게 핵심이다. 위기에 처한 사람을 보고서도 그냥 지나치면 처벌하는 프랑스 등의 '착한 사마리아인 법' 같은 강제성은 없지만 선의로 도움의 손길을 뻗쳤다가 봉변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한 것이다.
중국의 '호인법'이 만들어진 것은 2006년 난징(南京)에서 발생한 이른바 '펑위(彭宇)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일용직 노동자인 그는 버스 정류장에서 사람들에 밀려 넘어진 한 할머니를 목격하고 부축해 병원까지 모셔다 드렸지만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법정에 섰고, 할머니 치료비의 40%인 4만여위안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펑위의 봉변은 '남의 일에 괜히 나서지 말라'는 관념을 강화시켰고, 이후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못 본 척 지나치는 일이 자주 발생해 사회문제가 됐다. 2011년 광둥에선 두 살 여아가 교통사고를 당해 피를 흘리며 숨져가는데도 행인 18명이 끝내 외면한 일이 발생했다. 결국 중국 사회에서 도덕성 상실에 대한 우려와 자성론이 연이어 나오면서 중국 전인대(국회)는 지난 3월 호인법 개정안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