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지하철' 등 일상적 단어 검색해도 음란물 쏟아져
'강남' 검색하면 성매매 알선 광고 버젓이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의 소셜 미디어 서비스인 '텀블러'가 주요 음란물 유통 창구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통신위원회 허욱 부위원장이 정부 서울 청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피해 방지 종합 대책 회의'에서 음란물 문제가 심각하면 사이트 접속 차단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음란물 정보에 관련한 텀블러의 심각성은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성매매·음란 정보 유통으로 시정 요구를 받았던 총 16만 2800건의 온라인 게시물 중 텀블러에 대한 시정 요구가 74%(2만 2468건)에 달했다.
텀블러를 통한 음란물 유통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일까. 직접 텀블러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음란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하철' '화장실' '에스컬레이터'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을 검색한지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음란 동영상들이 쏟아졌다. 특히 일반인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불법 영상들도 많았다.
성매매 관련 게시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성매매를 뜻하는 은어인 '오프' '조건'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자 성매매 대상을 찾는 글과 자극적인 사진들이 나왔다. '강남' 등 특정 지역을 검색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텀블러가 이처럼 음란정보 유통의 주 매체가 된 이유는 접근성과 익명성이다. 텀블러에 가입하기 위해 필요한 개인 정보는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 설정이 전부다. 게다가 사이트 이용에 있어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되는 특성이 음란물 유통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등 미성년자들의 음란물 접근을 제한하는 주민등록번호 확인 등 최소한의 절차도 찾아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