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남부 코아파 구(區)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에서 20일 붕괴된 건물에서 자원봉사자 등이 어린이 구조작업에 나서는 모습.

멕시코 강진으로 무너진 초등학교 건물 잔해 아래에서 손가락으로 구조신호를 보낸 어린 소녀가 있다는 보도가 ‘오보’로 확인되면서 멕시코 시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21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당국은 멕시코시티 남부에 있는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 재학생들의 소재를 확인한 결과 실종된 학생은 없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최근 보도된 ‘잔해 속 손가락으로 구조를 요청한 소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앙헬 엔리카 사르미엔토 해군 차관은 “재학생들의 소재를 확인했으나 불행히도 숨지거나 입원해 있지 않은 경우 모두 집에 안전하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매몰자는 어린 학생이 아닌 어른이며 생존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잔해 속에서 혈흔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다른 누군가가 잔해 속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종된 학교 직원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멕시코시티 남부 코아파구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 건물 잔해 사이로 손가락을 내밀어 구조를 요청하는 소녀가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멕시코 국민들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이 소녀의 무사귀환을 한마음으로 기원해왔다.

해당 보도가 나간 후 멕시코 언론은 물론 해외 언론까지 구조 과정에 대해 보도했으며, 소녀의 이름이 ‘프리다 소피아’이며 나이는 12세라는 후속 보도도 잇따랐다. 이에 아우렐리오 누노 멕시코 교육부 장관까지 직접 현장에 나와 구조 작업을 지켜봤다.

하지만 당국은 재학생 명단 중 ‘프리다 소피아’라는 이름은 없으며, ‘프리다’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도 집에 무사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멕시코 전역은 충격과 허탈감에 빠진 상황이다. 소녀를 구하기 위해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한 학생은 “소녀가 잔해에 깔렸다고 확신했고, 그래서 구조대가 소녀가 갇혀 있다고 한 장소에 산소탱크와 약을 가져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당국은 오보와는 별개로 무너진 학교 건물 속 혹시 모를 생존자를 찾기 위해 구조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에선 지진으로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어린이 19명과 어른 6명 등 총 25명이 숨졌다. 강진으로 멕시코 전역에서는 총 273명이 사망했으며, 당국은 총 60여 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