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린 팬들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붓겠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일카이 귄도간(26·독일)은 19일 자기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다른 투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14일 왓퍼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심하게 다쳤다. 이후 긴 재활 훈련을 거쳐 지난 16일 그라운드에 다시 섰다. 9개월 만의 복귀였다.
하지만 그의 다짐은 일주일을 채 넘기지 못했다. 그는 21일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풋볼리그(EFL)컵 32강 원정 경기 후반에 상대팀 태클에 걸려 다리를 절뚝이며 교체 아웃됐다. 부상 복귀 후 두 경기 만에 병원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귄도간의 부상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 맨시티로 이적 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14개월 동안 리그 11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뉴욕타임스는 귄도간의 9개월간의 재활 훈련 과정을 다루며 "부상을 당한 그가 다시 고독한 재활의 길로 들어섰다"고 21일 전했다.
축구계에선 귄도간처럼 부상을 달고 사는 선수들에게 '유리몸'이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몸이 유리처럼 약해 부상을 쉽게 당한다는 의미다. 오언 하그리브스(은퇴·잉글랜드)도 축구팬들 사이에서 '유리몸 레전드'로 통하는 선수다. 2007년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약 310억원 이적료에 맨유로 이적한 그는 잦은 부상 때문에 3시즌 동안 5경기(리그) 출전에 그쳤다. 2년 만에 복귀해 치른 경기에선 5분 만에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을 당한 이야기는 '유리몸 완결판'으로 통한다. 맨시티 수비의 핵심이자 주장인 빈센트 콤파니(30·벨기에)는 최근 2시즌 부상 횟수가 10번이나 되는 유리몸이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정작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그에게 한 벨기에 언론은 '2016 올해의 루저(loser·패배자) 축구인상'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