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패션 열풍이 뜨겁다. 디즈니가 인기 있는 컬래버레이션(협업) 상대로 떠오르면서 디즈니 캐릭터가 들어간 옷이나 액세서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키마우스, 백설공주처럼 친숙한 고전 캐릭터들이 특히 인기다. 아동복, 여성복뿐 아니라 남자 옷에도 미키마우스가 등장했다. 디즈니와 손잡는 브랜드들도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명품부터 대형마트까지…남성복도 미키마우스

디즈니 캐릭터는 남성미와 의외의 조화를 이룬다. 이달 초 모델 배정남이 미키마우스 티셔츠 차림으로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팬들은 "행님 아따마 미키마우스 살아있네요"라며 열광했다. 구수한 사투리로 '상남자' 이미지를 구가해온 배정남과 귀여운 미키마우스가 빚어내는 묘한 불협화음이 남심(男心)을 공략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캐주얼 의류 회사 키스(Kith)의 뉴욕패션위크 무대에는 미키마우스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한 남자 모델이 등장했다. 2015년부터 디즈니와 협업해 온 유니클로도 올 들어 아동·유아복과 함께 남성복 제품군을 확대했다.

①캐주얼 브랜드 키스(Kith)의 뉴욕패션위크 쇼에 미키마우스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하고 등장한 남성 모델. ②낡은 느낌의 천으로 미키마우스를 표현한 마크제이콥스 티셔츠. ③미니마우스가 세계의 도시들을 여행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니클로 티셔츠.

디즈니와 협업하는 브랜드는 '명품'으로 통하는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대형마트의 자체 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미키마우스의 귀처럼 둥근 장식이 붙은 코치의 한정판 핸드백이 매진됐고 마크제이콥스에서도 미키마우스 티셔츠가 나왔다.

이마트 의류 브랜드 '데이즈'는 미키·미니마우스가 그려진 남성·여성복을 선보이면서 온 가족이 함께 입는 '패밀리 룩'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지컷' 의류에는 백설공주의 '한 입 베어 문 독 사과'를 형상화한 로고가 들어간다. 사과가 잘려나간 자리를 공주의 옆얼굴 실루엣으로 디자인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친숙한 디즈니 캐릭터

이런 흐름은 디즈니와 패션 회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디즈니는 협업을 통해 여러 브랜드의 이미지를 빌려온다. 디즈니 특유의 발랄하고 귀여운 느낌에 고급스러움, 성숙함, 우아함 같은 분위기를 더한다. 디즈니는 올해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실사판 영화 개봉을 기념해 영국 패션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케인과 협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패션전문지 보그는 "공정한 거래,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컬렉션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의식 있는 고급스러움'"이라며 "1억6000만달러(실사판 제작비)짜리 미녀와 야수에 열광하는 패션 팬들을 잡기 위해 세련된 컬렉션을 내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7년은 디즈니가 기념할 일이 겹친 해이기도 하다. '미녀와 야수' 실사판 개봉에 맞춰 스와로브스키(액세서리), 르크루제(주방용품), 뉴발란스(운동화) 등과 협업했다. 미국 뉴욕의 고급 백화점 '삭스피프스애비뉴'는 백설공주를 주제로 한 쇼윈도 장식 등 연말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디즈니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개봉 80주년을 기념한 협업이다.

패션 업체들에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친숙한 디즈니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세월이 흐르며 빈티지 느낌을 더한 이 캐릭터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 젊어지고 싶은 욕망을 살짝살짝 건드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여성복 마케팅 담당 김주현 부장은 "키덜트족(아이의 감성을 간직한 어른)이 늘어나면서 디즈니 캐릭터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추세"라고 했다. 디즈니 창업자 월트 디즈니가 남긴 말에도 잘 표현돼 있다. "웃음은 시대를 초월하고 상상력은 나이 들지 않으며 꿈은 영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