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수백만 년 인류의 조상이 남긴 발자국?
그리스 크레타(Create)섬의 퇴적암에서 570만 년 전 지중해가 한때 말랐을 때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원시 인류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고, 스웨덴의 웁살라대 연구팀이 최근 과학학술 저널인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발자국 화석이 인류 ‘진화 이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웁살라대 연구진이 이 발자국 화석을 원시 인류의 것으로 보는 이유는 엄지발가락이 두드러지게 크고, 발바닥의 중간이 움푹 팼기 때문. 이런 특징은 원시 원숭이류의 발자국 화석에선 볼 수 없다고 한다. 이 크레타섬 발자국의 주인은 현재 가장 ‘오래된’ 인류 발자국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역의 원시 인류와 같은 시대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웁살라대의 페르 알버그 교수는 “이 발자국의 발견이 현재 정립된 인류 진화론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인류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최초의 인류가 나타난 곳은 아프리카 대륙이다. 180만년 이상 된 인간 조상의 발자국은 모두 아프리카에서 발견됐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지역에서 440만 년 전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의 발자국은 원숭이의 발자국을 닮았다. 그래서 학자들은 아직 이 시기까지는 원숭이 발자국에서 보다 인간의 발자국에 가까운 형태가 '진화'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탄자니아에서 발견된, 370만 년 전에 찍힌 원시 인류의 발자국을 통해 비로소 이때쯤 ▲인간의 발바닥 특징을 갖췄고 ▲직립보행을 하는 인류가 나왔다고 추론했다.
그런데, 두 시기를 훨씬 뛰어넘는 570만 년 전에 아프리카 대륙도 아닌 지중해 크레타 섬에서 "분명히 인간의 발바닥 모양"을 갖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인류고고학에서 '정립'했던 원시 인류의 '진화' 타임라인에 큰 '논쟁적 이변'이 될 수 있다.
알버그 교수는 또 “크레타 섬이 당시 그리스나 사하라 사막에 붙어 있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약 500만 년 전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 지역뿐 아니라 유럽 동남쪽에서도 살았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