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여성이라 할지라도, 손님으로서 딜러샵을 방문했을 때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할 수 있다는 걸 프랑스의 해치백 승용차 제조사인 시트로엥 사장이 직접 경험했다.

58세의 영국인 린다 잭슨(Linda Jackson)은 3년 전 프랑스의 대표적인 해치백 제조사인 시트로엥의 대표이사에 오른 뒤, 이 90년 된 회사에 앵글로색슨적인 경영 방식으로 ‘프랑스 혁명’을 일으키며 화제가 된 인물. 그러나 잭슨 대표는 한 경쟁사의 딜러샵의 세일즈 방식을 알고 싶어서 남편과 함께 방문했다가,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당했다고 지난달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영국의 데일리 메일에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린다 잭슨은 시트로엥의 CEO이자, 발레 선생님이다.

보도에 따르면, 린다 잭슨은 세일즈 체제를 알아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경쟁사들의 자동차 딜러샵을 방문한다고. 어느 날, 잭슨 대표는 남편과 함께 한 딜러샵을 방문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남성 판매직원은 남편에게만 접근했다. “어느 가격대의 자동차를 생각하고 계시냐”는 질문도 남편에게만 했다.

잭슨 대표는 타사 승용차에 시승하고 싶었으나,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질문이나 요구는 가볍게 취급되는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잭슨은 “여성도 자동차 딜러샵에 가면, 차를 만져보거나 타보고 싶다. 고객으로서 대우를 받고 싶은 욕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자동차 회사 '시트로엥'의 CEO 린다 잭슨은 남편과 함께 딜러샵에 갔다가 '성차별'로 인한 불쾌함을 느꼈다.

‘여성’이자 영국인이었던 린다 잭슨은, 프랑스 자동차 회사 ‘시트로엥’의 CEO가 되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했다. 잭슨은 10대에 우연찮게 당시 영국 자동차 회사인 랜드로버 사에서 휴일에 송장 정리를 하는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차에 흥미를 갖게 됐다. 이후 서섹스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면서까지 본격적으로 랜드로버사에서 경리로 일하기 시작했고, 10년 뒤인 1998년에 이 회사의 재무 이사로 승진했다. 그리고 영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 회사의 CEO가 됐다.

그가 이끌면서 시트로엥은 작년에 영국에서도 8만7000대를 판매해, 영국 자동차시장에서 2.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작년에 시트로엥은 최근 5년간 유럽에서 가장 성장한 자동차 회사로 선정됐다. 작년에 전 세계에서도 120만 대를 팔았다.

잭슨 대표는 “전에는 내가 자동차업계에서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내가 정비공이라고 생각했다”며 “사회적으로 올바른 말은 아니지만, 여성으로서 훌륭한 업적을 남기면 사람들은 그 여성을 기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