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포추올리 화산의 분화구.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 도시인 포추올리에서 일가족 3명이 화산 분화구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탈리아 북부에 거주하는 40대 부부와 이 부부의 11살 아들이 12일(현지시각) 포추올리의 솔파타라 화산의 분화구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일가족 4명 중 7살 난 막내아들만 현장에서 목숨을 건졌다.

경찰은 부부의 큰아들이 실수로 안전 방책을 넘어간 뒤 3m 깊이의 분화구 속 구덩이에 추락했고, 부부가 아들을 구하려다 함께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사인이 가스 질식인지, 아니면 끓는 용암에 의한 화상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부검을 해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막내 아들은 유일하게 방책을 넘지 않아 별다른 신체적 부상은 없었지만 가족들의 사고 장면을 지켜보며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사고가 난 곳은 나폴리에서 서쪽으로 20㎞ 떨어진 포추올리의 솔파타라 화산으로 인근의 베수비오 화산과 마찬가지로 현재도 가스가 분출되는 분화구가 있어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세계 각지의 관광객은 물론 이탈리아 학생들이 수학 여행지로 이곳을 찾는다.

야간 시간에도 일반에 개방될 만큼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솔파타라 화산은 개인 소유지로, 사설 회사가 운영을 맡고 있다고 이탈리아 ANSA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이곳은 지표 아래 몇 센티만 내려가도 섭씨 160도에 달할 만큼 위험한 환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이 포추올리 화산 지대의 땅속 온도와 이곳에서 분출하는 독성 황화수소를 포함한 가스를 화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 동안 이 일대의 지표는 약 30㎝ 융기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3월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화산에서도 분화구에서 분출한 용암이 쌓여 있던 눈에 닿으며 강력한 폭발이 발생, 관광객과 화산학자 등 10여 명이 다치는 등 화산 관련 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