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을 겪고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에는 교육만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국민 스스로 굶주림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이 현실이 됐다. 놀랍게도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면서 세계 무역 10대국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40~50년 전 학교에서 가르치던 주입식 교육방식이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을 향해 나아가는데도 우리 교육은 이러한 시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UN 직업보고서를 보면 AI(인공지능) 발달과 같은 외부 환경 변화로 2030년대엔 현재 직업 중 80%가 사라질 전망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명문대 입학'만 바라보며 무한경쟁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명문대를 졸업해도 흔히 말하는 좋은 직업이나 평생직장을 보장받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다. 우리나라 교육이 근본적 변화를 꾀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지난달 23일 서울 양재동에 문을 연 웰틴크리스천국제스쿨(Welltain Christian International School)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대안학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입시 전문가로 30년간 활동한 정용훈 이사장이 자신만의 교육 노하우를 집약해 만들었다. 최근 10년간 대안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고민하면서 스스로 해결 방안을 찾아 학교를 설립한 것이다. 정 이사장은 "학생들이 지덕체(智·德·體)를 갖춘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미국·홍콩·중국·일본 등지에 소재한 유명 대학에 진학을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체계적으로 짜인 교육과정에는 학교 설립 이념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2학년(G2)~8학년(G8)은 영어 몰입(immersion) 교육을 통해 유창한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며, 9학년(G9)~12학년(G12)은 해외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교사진은 미국 아이비리그(IVY League) 등 명문대 출신으로 구성했다. 커리큘럼은 미국식 교육제도를 그대로 가져왔다. 골프와 테니스 과목을 '필수'로 지정한 데에도 체육을 강조하는 정 이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밖에도 다양한 특별활동(extra curriculum)을 제공해 성공적인 해외 대학 및 해외 기숙학교(boarding school) 진학을 돕는다. 학생들에게 최상의 학습 공간을 제공하고자 정 이사장이 대학교수인 현직 인테리어 전문가와 함께 석 달간 설계해 학교 건물을 디자인했다.
또한 교육부가 정해준 교육과정이 아니라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맞춤식 커리큘럼을 운영해야 한다는 게 이 학교의 원칙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전 세계인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이 나올 수 있도록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뜻에서다.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에 대비하기 위해 이 학교가 강조하는 다섯 가지 교육방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에게 백화점식으로 많은 과목을 주입식으로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과목들을 학습시킨다. 둘째 다양한 독서를 통해 지적인 역량과 인문학적인 소양을 갖추게 한다. 셋째 전 세계를 무대로 일할 수 있도록 완벽한 외국어(영어·중국어 등) 실력을 갖추도록 가르친다. 넷째 배운 지식을 좋은 방향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윤리 의식과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인성을 배양한다. 끝으로 행복한 삶의 필수 조건인 건강한 체력을 기르도록 돕는다.
한편 웰틴크리스천국제스쿨은 자연과 맞닿아 있는 양재천 옆에 있어 학생들이 공부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입생은 선발고사를 통해 뽑는다. 입학 방법 및 학교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welltaincis.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