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검(劍)이 서기 5,6세기에 색슨족과 로마의 침략자들로부터 브리튼을 지켜낸 아서 왕의 성검(聖劍) ‘엑스칼리버(Excalibur)’일까.
아서왕의 전설(傳說)에서 호수의 요정이 엑스칼리버를 돌려받았다는, 영국 휴양지 콘월에 있는 도즈마리 호수에서 지난달 29일 영국의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가 한 낡은 검을 찾았다고 메트로 등 영국 언론이 지난 3일 보도했다.
영국 사우스요크셔 동커스터에 사는 7세 소녀 마틸라 존스는 가족과 영국 남서부의 휴양지 콘월에 갔다. 이 가족은 영국 중세 때부터 전해져 오는 아서왕의 엑스칼리버가 묻혔다는 콘월의 도즈마리 호수를 찾아가면서, 아빠 폴은 딸 마틸다에게 아서 왕의 전설을 들려줬다고.
영국에는 엑스칼리버가 묻혔다는 전설이 있는 호수가 여러 곳이 있다. 웨일스의 보셔스톤, 스코틀랜드의 로쉬 아더 호수, 콘월의 도즈마리 호수 등이다.
아서왕은 브리튼을 지켜내고, 엑스칼리버를 애초 이 검을 줬던 호수의 요정에게 돌려줬다고 한다. 아서왕의 지시로 그의 수하인 베디비어 경이 도즈마리 호수의 요정에게 칼을 건네주자, 호수의 요정은 아서 왕의 후계자가 나타날 때 다시 이 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고.
아빠 존과 딸 마틸다는 도즈마리 호수에서 호수 한가운데에 들어갔다. 도즈마리 호수는 가뭄이 극심했던 1859년과 1976년에는 바닥을 드러냈을 정도로, 수심이 얕은 호수다. 그런데 마틸다는 호수 바닥에서 차가운 무언가를 발견했다. 아빠는 그저 오래된 울타리나 쇠막대라고 생각해 그것을 집어 올리려는 딸을 말렸지만, 마틸다가 집어 올린 것은 바로 검이었다.
녹이 슨 이 검의 길이는 마틸다의 키와 똑같은 1.2m.
아서왕의 전설에 얽힌 호수에서 검이 발견되자, 영국 매체들은 이 검이 진짜 전설 속의 엑스칼리버인가 하며 앞다퉈 보도했다. 게다가 딸의 이름 ‘마틸다’는 공교롭게도 아서왕의 전설이 구체적으로 형성된 잉글랜드 초대 여왕 ‘마틸다’와 이름이 같았다.
하지만, 마틸다 부녀(父女)가 호수 바닥에서 끄집어낸 검은 조사 결과 30년 정도 된 것으로, 아마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촬영 중에 사용된 소품용 검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아서 왕은 6세기경 브리튼의 켈트족이 게르만족 등의 침입으로 지배력을 잃어갈 때, 원탁의 기사단을 이끌며 이를 막아내고 그는 브리튼을 통일한 전설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