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잘 참는다고 알려진 견종 '비글'이 전체 실험동물의 9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글은 참을성이 많고 사람을 잘 따르기 때문에 실험동물로 많이 쓰인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 해에 1만 마리 가까운 비글이 생체실험에 이용됐다. 전체 실험동물의 약 94%가 비글인 셈이다.

실험견 구조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지금까지 한국에서 실험에 투입된 비글은 15만 마리에 달한다. 그 중 살아서 실험실 밖으로 나간 개는 21마리뿐이다. 하루에 약 30마리의 비글이 실험 도중 사망하거나 '폐기 처분'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실험동물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작년 8월 미국 뉴욕에서는 실험이 끝나도 개가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으면 일반 가정에 입양될 수 있는 '비글 프리덤 법'이 통과됐다. 한국에서도 실험동물 입양 관련 법안이 포함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비글은 영국에서 개량된 견종으로 지능이 높고 행동이 민첩해 사냥견으로도 사육된다. 활달하고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북미지역에서는 가장 널리 사랑받는 견종으로 꼽힌다. 다만 실내에서 기르는 경우 집안을 헤집어놓는 습성 때문에 '악마견'으로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