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둘째 형 김정철(36)이 권력에서 철저히 배제된 채 개인 악단 활동만 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정철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등 정신불안 증세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31일 국민일보는 복수의 정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국가정보원이 지난 29일 국회 정보위에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 여동생 김여정, 고모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 등 이른바 백두혈통들의 근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정철과 김여정은 지난 2월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과 달리 김정은과 친남매 사이다.
국정원은 김정철이 최근 개인 악단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보위 관계자는 "김정철이 악단 관련 활동만 하는 등 권력의 중심에서 철저히 벗어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정철은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정철이 권력에서 소외된 채 감시 속에 생활하고 있으며, 술에 취해 술병을 깨고 행패를 부리는 등 정신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일보는 "국정원 보고와 고위급 탈북자들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김정철은 '감금' 까지는 아니지만 국가보위성으로부터 경호를 명목으로 한 엄중한 감시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권력에서 멀어지는 대신 '생존'을 보장받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반면 여동생 김여정은 오빠 김정은을 보좌하는 '통치 조력자'로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위 관계자들은 "김여정이 최근까지도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정권의 실세이자 보좌역으로서 활동 중이라는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여정은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 발사 축하 자리에서 김정은과 함께 포착된 바 있다.
고모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는 은둔생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비서는 남편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과 함께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했지만, 장 전 부위원장이 2013년 처형된 뒤 평양 모처에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