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대 김만구 교수 연구팀의 ‘국내 생리대 10종 독성 검사’조사 결과와 릴리안 생리대 사용자들의 부작용 후기로 일회용 생리용품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이 증가했다. 보다 안전한 생리용품을 찾는 여성들의 관심은 대안생리용품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대안생리용품으로는 생리컵과 면생리대 그리고 생리 팬티가 꼽힌다.

일회용 생리대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본인에게 무엇이 맞을지 고민되는 이들을 위해 이보다 먼저 대안생리용품을 접한 7명을 만났다. 대안생리용품에 적응한 5명과 적응하지 못하고 일회용 생리용품으로 돌아간 2명이다. 우선 지난 생리 때 처음 면생리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초심자부터 이젠 집에 일회용 생리대가 없다는 고수까지 대안생리용품을 사용 중인 5명의 성공 후기부터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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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생리대 사용빈도: 일주일에 하루 / 한 달에 서너 번

김지현 씨는 평소 질염때문에 고민이었다. 생리만 끝나면 질염약과 연고를 달고 살았다. 아무래도 생리대를 쓰면 안 될 것 같았지만 생리컵이나 탐폰은 무서웠다. 면생리대가 제일 만만했다. 게다가 순면이라니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았다. 김 씨가 면생리대를 사기까지 걸린 간은 2년가량. 가격 때문이다. 그러던 지난 3월, 또 다시 질염에 걸린 그녀는 아무래도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장바구니에 넣어둔 면생리대를 질렀다. 10만 원 초반에 재사용할 수 있는 생리대 14개. 세탁통과 세제, 파우치 등도 포함이었으니 그리 비싼 건 아니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새 제품은 한 번 씩 빨아서 햇빛에 말려줘야 한다는 말에 지난달 처음 면 생리대를 사용한 그녀의 이야기는 이렇다.

Q. 사기 전 걱정된 건 없었나?

매번 빨래하는 게 귀찮을 것 같았지만 그 정도는 각오했다. 아무래도 면이니까 새는 게 가장 걱정됐다.

Q. 새던가?

저는 양이 많은 편이라 새긴 한다. 또 면생리대 구조상 양이 많으면 어쩔 수 없이 샌다. 날개 부분도 천이어서 날개까지 피가 번지면 옷에 묻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Q. 냄새는?

정말 오래 착용하거나 꺼내서 코에 대고 냄새를 맡지 않는 이상 냄새는 안 난다.

Q. 빠는 게 귀찮지는 않은가?

귀찮을 때도 있다. 그런데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할 때 겪는 불편함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는 정도. 평소 속옷을 손으로 빤다고 생각하면 괜찮을 것 같다.

Q. 가격 때문에 고민했었는데?

(일회용 생리대에 비해) 비싸긴 하다. 그래서 고민도 많이 했는데 가성비를 생각하면 비싼 편은 아닌 것 같다.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헤지거나 흡수력이 떨어지기 전까진 쓸 수 있으니까. 제 경우엔 질염 때문에 드는 병원비를 절약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Q. 좋았던 점은?

냄새가 안 난다는 점. 피부가 닿는 부분도 부드럽고 쓸리지 않아서 가장 좋았다. 아직 한 주기밖에 쓰지 않아 생리통이 없어진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번엔 질염이 안 걸렸다. 하도 질염 때문에 고생해서 초기 증상만 보여도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이번엔 아무 증상이 없었다.

Q. 사용법과 세탁, 관리법은 무엇인가?

일회용 생리대처럼 면생리대 양날개 끝에 붙은 단추로 팬티에 고정시키면 된다. 생리대를 갈 때는 판매처에서 함께 준 비닐 지퍼백에 넣어 보관한다. 집으로 가져온 사용한 생리대는 아침·저녁으로 빨았다. 이게 제일 귀찮은 부분이긴 하다.
면생리대는 세탁법이 따로 있다. 핏물이 빠질 때까지 헹군 다음 전용 세제를 풀어놓은 물에 반나절동안 담가놓고 저녁에 다시 빨아서 널어놔야 한다. 말릴 땐 햇볕에 말리는 게 좋다. 생리대 안쪽까지 제대로 곰팡이가 안 생기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보통 2~3일 정도 말리는 편이다. 자주 삶으면 내부에 방수천이 손상되기 때문에 전용 세제를 이용해 세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Q. 일회용 생리대는 전혀 사용 안하나?

가끔씩 일회용 팬티라이너를 사용한다.

Q. 주변에 추천하는가?

좀 부지런해야 하지만 피부발진도 없어지고 질염도 없어져서 친구들한테 너무 좋다고 다 써보라고 추천했다. 친구들도 긍정적이긴 한데 내가 면생리대 쓸 때 샌 걸 보고 좀 망설이는 것 같다.

두 딸을 낳은 이수영 씨(가명, 37)는 생리가 끝날 때쯤이면 피부와 엉덩이가 짓물렀다. 순면100%라거나 피부 트러블이 적다고 광고했던 일회용 생리대는 다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애를 낳고 나니 하혈까지 시작했다. 이로 인해 아기 기저귀 천을 생리대 대용으로 써보기도 했다. 하지만 세탁이 쉽지 않았다. 탐폰이나 생리컵도 알고 있었지만 손에 생리혈이 묻는 게 싫었다. 생리컵은 씻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 친구들과 만난 어느 날 Thinx팬티를 알게 됐다. 처음엔 위생팬티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다. ‘생리대도 필요 없고 팬티처럼 입으면 된다고?’ 그녀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해외에서 팬티를 구매했다.

Q. 몇 개를 샀나?

총 세 장이다. 양 많을 때 입는 팬티 2장(힙허거)과 적을 때도 입을 수 있는 팬티 1장(스포츠).

Q. 가격은?

한 장 당 4만 원대다. 아무래도 싸지 않다. 근데 일회용 생리대도 사고 보면 비싸다. 장기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이 제품은 계속 쓸 수 있으니까 더 저렴하다. 또 내 몸을 위한 거라고 생각해서 큰 고민 없이 구매했다.

Q. 사기 전에 걱정 되었던 건?

예를 들면 냄새가 난다거나 새서 다른 사람들이 생리중인 걸 알게 될까봐.

Q. 흡수는 잘 되는지?

잘 된다. 다만 그 속도가 엄청 빠른 편은 아니다.

Q. 냄새는?

팬티를 벗지 않는 한 냄새 안 난다.

Q. 안 새나?

샌다. 흡수력은 좋으나 빨리 흡수되진 않는다. 그래서 갑자기 생리혈이 왈칵 나올 땐 새는 편이다. 그래서 양이 많은 날 하루 정도는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한다.

Q. 갈아입는 주기는?

6시간 정도 지나면 갈아입었다

Q. 빠는 게 귀찮진 않은가?

처음 면생리대를 찾아봤을 때 세탁이 번거롭다는 후기를 보고 포기했었다. 근데 이 팬티는 그냥 샤워할 때 물 틀어서 생리혈을 흘려보내고 조물조물 빠니까 쉬웠다. 평소에 속옷 빨 듯 빨면 된다.

Q. 일회용 생리대의 경우 꽉 차면 무거워지는데 이건 어떤가?

일회용 생리대처럼 묵직하다는 느낌은 아니고 그냥 팬티에 땀 찼을 때 정도

Q. 생리통은 없어지나?

아이를 낳고 나서 생리통이 없어진 터라 생리통이 없어지는 진 모르겠다.

Q. 여전히 불편한 점이 있나?

thinx 팬티는 안감이 모두 검정색이라 잘 빨렸는지 확인이 안돼서 좀 답답하다. thinx 특유 소재 때문에 삶을 수도 없어서 잘 빨렸는지 내심 걱정된다. 그리고 바깥 천은 방수 기능이 있어서 일반 천보다 마르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그래서 말릴 때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팁이 있다면 뒤집어서 말려야 꼼꼼히 잘 마른다.

Q. 좋은 점?

예전엔 일회용 생리대를 착용해서 피부 트러블 때문에 고생했는데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니까 피부 트러블이 없어졌다. 옷도 마음대로 입을 수 있다. 생리대 모양대로 엉덩이 쪽이 불룩 튀어나올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냄새가 안 나는 것도 좋았다.

Q. 현재 어린 따님 두 분이 있는데 나중에 초경하면 추천할 건지?

더 비쌌더라도 사줄 것 같다. 아무래도 빨래는 제가 해야 할 것 같아서 3개보다 더 많이 사주겠지만. 딸 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이미 추천을 많이 한 상태다.

<2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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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생리대 사용빈도: 비상시에만 사용해 극히 적음

“생리대 날개 때문에 허벅지 사이가 늘 헐어있었죠.” 박연수 씨는 생리 때마다 겪었던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다. 생리하기 일주일 전부터 허리와 배가 아파오고 무릎까지 쑤시는 것도 문제였지만 일회용 생리대 때문에 생기는 피부 발진이 가장 불편했다. 박 씨가 생리컵을 처음 알게 된 건 친구들 때문이다. 이걸 쓰면 생리통도 줄어들고 피부 발진도 없어진다는 이야기에 박 씨는 부리나케 생리컵을 검색했다. 그녀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새 상품을 구매했다. 누군가 여분으로 ‘직구’한 생리컵을 올려놓은 것이다. 당시엔 중고장터에 생리컵이 올라오면 금방 팔렸다. 박 씨는 빛의 속도로 구매하겠단 댓글을 달았다. 운 좋게 국내에서 생리컵을 구했지만 첫 주기는 사용을 못했다. 생리컵을 넣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Q. 왜 처음에 실패했나?

생각보다 생리컵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안 들어가는데 자꾸 넣으려고 하니까 아프더라. 그래서 구매 첫 달인 지난 9월엔 실패했다. 올 1월 재시도 끝에 현재 8개월 째 사용 중이다.

Q. 손가락이나 컵을 넣는 게 두렵진 않았는지?

괜찮았다. 대학교 1, 2학년 때 수영한다고 탐폰을 몇 번 사용한 적도 있어서 그런지 크게 무섭지 않았다.

Q. 안 새나?

생리양이 많은 이틀째엔 새기도 한다. 직접 보기 전에는 굉장히 많이 샌 것 같은 기분인데 막상 보면 그냥 팬티에 조금 묻어있는 정도다.

Q. 생리컵을 갈아주는 게 힘들진 않은지?

양 많은 날 빼고는 7~8시간씩 착용해도 괜찮았다. 스몰 사이즈가 30ml인데 저 같은 경우엔 그것도 다 안 차서 굳이 자주 갈아주지 않았다. 최대 착용 권장 시간은 12시간 정도 인 것으로 알고 있다.

Q. 어떻게 교환하는지?

물을 채운 생수병을 들고 화장실로 간다. 변기에 앉아서 우선 생리컵을 빼고 바로 변기 위에 피를 버린다. 가져간 생수로 세척하고 다시 넣으면 된다. 8개월 사용한 저 역시 아직은 이게 번거로워 밖에선 잘 교체하지 않는다. 그래서 양이 많을 땐 일회용 팬티라이너를 밑에 깔아주는 편. 갈 때도 깨끗하다 싶은 화장실이나 주로 카페 화장실을 갔고 지하철 공중화장실에서는 갈아본 적 없다.

Q. 냄새는?

신기하게 진짜 냄새가 안 난다. 밖으로 새어나가는 냄새가 없어서인 것 같다. 일회용 생리대는 생리혈이랑 화학물질이랑 결합해서 역한 냄새가 난다고 들었는데 그런 냄새가 없었다.

Q. 질이 늘어나거나 처녀막이 손상되진 않는지?

질은 원래 근육이라고 들었다. 실리콘으로 만든 생리컵을 썼다고 해서 늘어나거나 하지 않을 것 같다. 처녀막이 손상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Q. 손이나 컵을 넣는 게 무서운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컵을 넣는 게 무섭다면 탄성이 약하고 말랑말랑한 컵을 사용하면 될 것 같다. 잘 들어가니까. 대신 안에서 컵이 다 안 펴질 수 있어 샐 수도 있다고.

Q. 생리컵 관리법은?

평소엔 향이 없는 비누와 물로 씻어주고 주기가 끝나면 삶아서 소독해주고 다음 주기 때까지 햇볕에 잘 말려주면 된다.

Q. 생리컵만 사용하나?

만일을 대비해서 남은 생리대를 버리지 않았다. 생리컵을 갈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까.

Q. 생리통이 없어지나?

대부분 후기를 보면 그렇다고 하는데 저는 여전히 생리통이 있다.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Q. 불편한 점은 없는가?

넣고 빼는 게 불편하긴 하다. 하지만 일단 착용하고 나면 전혀 착용감이 없기 때문에 괜찮다.

Q. 좋은 점은?

일회용 생리대를 썼을 땐 생리대 날개 부분이 허벅지에 스칠 때마다 ‘아 내가 생리하고 있구나’가 너무 잘 느껴졌는데 생리컵을 사용한 후론 생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때가 많다. 생리 일수도 줄어들고, 피부 스치는 것도 없어서 좋다.

Q. 주변의 반응은?

추천을 많이 해줬는데 두 가지 반응이었다. 일회용 생리대만 써본 친구들은 ‘어떻게 그 큰 걸 넣지?’하고, 그래도 탐폰을 써본 친구들은 ‘오 그런 게 있어?’하는 반응. 적어도 10명 넘게 추천한 것 같은데 실제로 산 사람은 1명. 아무래도 일단 직구를 하는 게 번거롭고 몸에 뭘 넣는 게 쉽지 않아서인 것 같다.

Q. 생리컵 이후로 본인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원래 생리 때가 되면 ‘아... 또 생리하네, 화난다’고 생각했다. 냄새도 나고 그걸 남들이 알까봐 걱정되고 여름 되면 더 찝찝하고, 속된 말로 밑 빠질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아프고 생리가 다가오는 게 무서웠다. 이제는 그렇게 무섭진 않다. 여전히 생리통은 있어서 생리가 기다려지는 정도는 아닌데, 생리가 닥쳐도 별 타격이 없어서 좋고 편하다.

<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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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생리대 사용빈도: 없음

“존재 자체가 불편해요.” 집에도 일회용 생리대가 없다는 최 씨는 일회용 생리대와 이별한 지 1년째다. 자신의 인생을 힘들게 한 것 중 한 가지가 일회용 생리대라던 최 씨. 이제 그녀는 생리가 시작하면 생리컵과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한 면생리대를 들고 집을 나선다. 생리컵과 면생리대만으로 버티기까지 여러 생리용품을 사용해봤다는 최 씨는 생리컵을 단연 최고로 꼽았다.

Q. 대안 생리용품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친구가 면생리대를 만들어서 알게됐다. 나중엔 그 친구가 생리컵을 사용하고 적극 추천해 지금은 두 제품을 모두 사용 중이다.

Q. 그 전엔 뭘 사용했는지?

초경 이후 4,5년 간 생리대 사용하다가 너무 축축해서 탐폰을 쓰기 시작. 근데 탐폰도 샐 수 있어서 팬티라이너를 덧댔다. 그런데 팬티라이너도 계속 사용하다보면 보풀도 일어나고 따가워서 면 생리대를 쓰기 시작했고, 이젠 생리컵과 면생리대를 함께 쓰는 중이다.

Q. 평소 일회용 생리대 어떤 게 불편했는지?

솜 비닐 같은 느낌도 불쾌한데 가랑이 사이의 날개 부분이 살에 닿을 때마다 쓰라렸다. 생리대를 갈 때 보면 가랑이 부분이 빨개져 있었다. 피가 내 살에 그대로 묻는 것도 찝찝했다. 이런 스트레스로 처음 생리하고 나서 1년 동안 생리를 안 한 적도 있었다.

Q. 면생리대를 쓸 때 불편한 점은?

빠는 게 귀찮았다. 왜냐면 면생리대는 피를 빼느라 대야에 담가야 하는데 그럼 물이 빨갛게 변했다. 근데 그게 보기 좋진 않았다. 아무래도 예전에는 생리혈이 부끄럽고 창피해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상처날 때 피랑 똑같이 몸에서 나오는 피라고 생각하니까 아무렇지 않다.

Q. 처음에 손이나 컵을 넣는 게 두렵지 않았는지?

탐폰을 처음 쓸 때를 떠올려보면 아플까봐 무서웠다. 근데 그렇게 아프지 않았고, 오히려 피가 피부에 계속 닿지 않아서 청결하고 편했다. 생리컵도 두꺼운 편이지만 의료용 실리콘으로 되어 있어서 말랑말랑 하니까 ‘상처가 나지 않겠다’는 생각에 안심했다.

Q. 두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 중인가?

생리컵은 1개와 면생리대는 2개다. 면 생리대는 양이 많거나 외출을 오래할 때만 쓴다. 생리컵을 주로 쓰는 편.

Q. 생리통은?

생리통은 여전하다.

Q. 냄새는 안 나는지?

생리대는 특히 여름에 냄새날 까봐 신경 많이 쓰였는데 생리컵쓰고 냄새 났던 적은 거의 없다

Q. 탐폰 끼는 것도 힘든 사람이 생리컵을 사용할 수 있을지?

우선 자기 몸과 친해질 필요가 있다. 한 번 거울로 질 생김새를 관찰해보길. 그 후엔 손을 깨끗이 씻고 손톱도 잘 다듬고 질 주변을 잘 마사지 한 후에 손가락부터 넣어보면 좋을 듯. 귓구멍에 손 넣으니까 그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덜 할 것 같다. 또 손가락은 내 몸이니까. 무엇보다 질의 높낮이를 파악해 몸에 맞는 물건을 찾는 게 좋다. 또 긴장된 상태에선 잘 안 들어가고 억지로 넣으려고 하면 아프다. 심호흡하면서 긴장을 풀고 근육을 잘 이완시켜주면 좋다. 저도 가끔 급하게 넣으려고 아플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천천히 심호흡하면서 넣으면 잘 들어간다.

Q. 손을 넣는 게 비위생적이진 않은지?

손을 깨끗하게 씻으면 화학용품보단 깨끗하다고 생각.

Q. 안 새나?

가끔 샐 때 있는데, 굉장히 드물다. 새는 양도 많지 않고 묻어나오는 정도.

Q. 좋은 점?

생리가 별 게 아니게 됐다. 그 전에는 생리가 너무 하기 싫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생리컵 쓰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생리컵을 씻어서 착용한다. 탐폰을 쓸 땐 여러 개 들고 다녀야 했는데 생리컵은 하나면 되니까 돈 걱정도 없다. 생리컵을 갈아 줄 때마다 피가 담겨 있는데 생리양이 이 정도구나 확인 할 수 있고 며칠 뒤에 끝날지 예측할 수 있어서 신기했다. 생리대는 일단 피가 묻어있어서 짜증나고 소변보러 갈 때마다 찝찝해서 자주 갈았는데 이건 그럴 필요도 없어서 좋다.

Q. 주변에 추천하는가?

어머니가 수영을 하셔서 탐폰을 쓰시는데, 생리컵 추천해드렸더니 무서워서 안 쓰셨다. 아무래도 몸 안에 이렇게 큰 게 들어간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사실 그렇게 큰 것도 아닌데. 어머니는 곧 폐경이시니까 결국 탐폰이랑 생리대 쓰신다고 했는데 생리 한창이신 분들은 꼭 써보셨으면 좋겠다. 순서는 이렇다. 혹시 일회용 생리대가 안 맞고 몸에 뭘 넣는 게 거부감이 든다면 면생리대를 써보시고, 축축해서 찝찝하면 탐폰을 사용해보고 그 다음에 생리컵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제가 써본 생리용품(일회용 생리대, 탐폰, 면생리대, 생리컵) 중에 생리컵이 제일 좋았다.

Q. 쓰기 전과 후를 비교한다면?

예전엔 생활하는 내내 계속 생리 때문에 신경 써야했다. 나중엔 내가 여자인 게 너무 싫고 자궁 떼버리고 싶고 생리 때문에 자궁 적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기도. 근데 생리컵을 쓰고 나서는 생리가 별일이 아니게 됐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란 생각에 피가 더러워 보이지도 않고 생리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생리컵이 많은 도움을 줬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이걸 썼으면 좋겠고, 쓰고 나서 제가 느낀 걸 느끼시면 좋겠다.

“너만 생리해? 왜 이렇게 혼자 예민하게 굴어?” 주변에선 웃으면서 말했지만 정민지 씨는 매달 일주일씩 고통스러웠다. 생리가 끝나면 항문까지 피부가 빨갛게 헐었고 생리통도 심한 편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한 네이버 카페에서 생리컵과 Thinx팬티를 알게 됐다. 탐폰도 써본 적 없는 정 씨가 바로 생리컵에 도전하게 된 건 ‘설마 애 낳는 것보다 무서울까’ 싶어서다. 현재 그녀의 집에는 일회용 생리대는 물론 일회용 탐폰도 찾아 볼 수 없다.

Q. 생리컵을 사용할 때 거부감은 들지 않았는지?

당연히 들었다. 손에 혈이 묻기도 하고. 근데 애 낳는 것보다 더 아프겠나 싶은 마음으로 시도했고 지금은 익숙해졌다. 손이야 씻으면 되니까 상관없다.

Q. 컵을 고른 기준은?

새지 않아야 하고 말랑말랑한 것. 왜냐면 초보들은 말랑말랑한 게 잘 들어간다고 하더라. 그리고 넣고 빼기가 쉬워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Q. 현재 갖고 있는 대안생리용품은 몇 개?

생리컵 두 개와 Thinx팬티 3개다. 자신에게 맞는 골든컵이 있다길래 또 다른 컵을 사보려고 알아보는 중이다.

Q. 둘 다 사용하는 이유는?

생리컵을 사용한지 이제 3주기라서 그런지 아직 미숙한가보다. 여전히 조금씩 샌다. 새는 게 싫어서 Thinx팬티도 사용하게 됐다.

Q. 생리컵 사고 바로 착용에 성공했는지?

사기 전에 유튜브 영상 수십 번씩 보고 후기도 100번 넘게 봤다. 대부분이 몸에 힘을 빼라고 하더라. 저도 첫 시도는 실패했지만 몸에 힘을 빼니까 바로 다음에 성공. 빨리 적응한 편이다.

Q. 냄새는?

인터넷에서 후기를 보면 냄새가 아예 없다고 해서 무취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주 안 나는 건 아니다. 아무래도 혈이기 때문에 특유의 냄새는 난다. 다만 생리대 찰 때만큼은 아니다. 코를 갖다 대고 맡지 않는 이상 냄새는 안 난다.

Q. 생리컵을 갈아주는 주기?

양이 많으면 2-3시간 마다, 적은 날에서는 4-6시간 마다.

Q. 대소변 볼 때 생리컵 빼야 하는지?

저 같은 경우 양이 많으면 빼고 비워주고 대소변을 보고, 양이 적으면 그냥 착용한 채로 본다. 생각보다 굉장히 깊숙하게 있기 때문에 힘을 준다고 컵이 나오거나 하지 않았다.

Q. 위생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있던데?

사용 전에 손을 충분히 씻으면 괜찮다. 오히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화학제품이 흡수되는 것보다 청결하지 않나.

Q. 생리통은 없어졌는가?

저는 없어졌다. 그래서 생리하는지 모르고 지나갈 때도 많다.

Q. Thinx팬티 세탁법?

그냥 손세탁하면 된다. 대신 매일 빨아야 한다. 저는 자기 전 빨고 샤워하는 편. 밤에 널어놓으면 아침엔 웬만하면 마른다. 한 장으론 부족하고 2-3장 있으면 버틸 수 있다. 양이 많은 날엔 생리컵과 Thinx(힙허거)를 착용하고 양이 적으면 Thinx팬티(스포츠) 하나면 된다.

Q. Thinx팬티에 생리혈이 가득 차면 묵직해지거나 불편하진 않은지?

스포츠(양이 적을 때 입는 팬티) 같은 경우에는 오후 3-4시 정도 되면 살짝 무거워진다. 그러나 축축하진 않다. 흡수가 잘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묵직해지긴 하지만 일회용 생리대가 묵직해질 때랑 비교하면 훨씬 가벼운 정도.

Q. 가격이 비싸진 않은 지?

생리컵은 개 당 2,3만 원, 띵스팬티는 장 당 4만 원꼴. 초기 투자비용을 제외하곤 몇 년은 쓸 수 있으니까 그것까지 생각하면 일회용 생리대랑 비교했을 때 절대 비싼 게 아니라고 생각.

Q. Thinx팬티와 생리컵을 알기 전과 후를 비교하면?

전에는 그날이 다가오는 게 너무 싫고 두렵고, 축축하고 굴 낳는 느낌도 너무 싫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 제품들을 잘 사용할 땐 생리하는 걸 까먹기도 해서. 이번에는 어떻게 안 새게 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어떤 새로운 생리컵을 시도해볼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 안 새는 그날을 위해서 계속 도전하는 느낌? 만약 (새지 않는) 그날이 오면 아마 해방되는 느낌일 것 같다.

Q. 주변 추천했는가?

많이 했다. 10명한테 얘기하면 실제로 사는 사람들은 2~3명 정도. 생리컵은 넣는 게 무섭고, 띵스팬티는 직구가 힘들어서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꼭 한 번 써보셨으면 생리컵은 진짜 애 낳는 것보다 안 아프니까 전혀 무서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띵스팬티는 미성년자들이 쓰기 편할 것 같다. 만약 제 딸이 초경을 시작하면 생리컵은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같지만 띵스팬티는 5,6 장 사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