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아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 중에 ‘유라’라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아이가 유튜브에서 “친구들~”하고 인사하며 장난감 인형극을 꾸미는 20대 여성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유라일 확률이 높다. 이미 입소문은 꽤 났다. 특별한 홍보도 없이 수백만건씩 유튜브 영상이 조회되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 공연을 나가면 새벽에 버스를 타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아이 엄마들이 줄을 선다.

어린이들에게는 ‘유라 누나’ ‘유라 언니’겠지만 성인 팬들 사이에서는 배우 최다은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수도 있다. 드라마 ‘무신’ ‘인수대비’ ‘천 번의 입맞춤’ 등에 출연했다.

유라와 서면으로 만나봤다. 인터뷰에는 김은반 에디트홀릭 대표도 함께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괄호는 편집자 주)

- '유라야 놀자'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유라) "유아교육을 전공(중앙대 유아교육 석사)해서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친적도 있다. 그런데 내가 재밌어 하는 방송과 유아교육 쪽 전공을 함께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유튜브 시장을 알게돼 입문하게 됐다." (김 대표는 독립 PD로 10여년 활동하다가 회사를 차렸다. 그는 "엄마로서 이왕이면 아이에게 안심하고 싶은 교육적 키즈채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면서 "PD 출신인 남편과 동료PD 등 셋이 기획을 하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유라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 유튜브 채널 누적 1억8500만을 돌파했는데. 인기 비결은 뭔가.
(유라) "아이들의 연령 발달에 따른 건전하고 다양한 스토리텔링 상황극 때문이라 생각한다. 단순한 언박싱(장난감 뜯어보기)으로는 공감이 적다. 난 장난감을 소개하고 가지고 노는 것에서 더 나아가, 등장 인물을 통해 다양한 상황과 갈등을 전개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어린이들의 반복 시청이 많은 이유는 이 스토리텔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내가 유아교육 전공자로서 아이들의 심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PD출신 제작진과 함께 '아이만들의 디테일'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상의 조회수에 연연하기 보다는 미술, 여행, 체험, 동화 등 다양한 주제를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 스토리를 짤 때 원칙이 있나.
"고운 말을 쓰자, 자극적ㆍ폭력적인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자 등 2가지 원칙이 있다. 미디어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인성교육을 감안해서 콘텐츠를 만든다. 부모들로부터 '안심하고 보여줄 수 있다'는 평도 많이 받고 있다."

- 제작은 몇 명이서 하나.
(김 대표) "작가 1명, PD 3명, 유라 등 5명으로 구성해 매일 콘텐츠를 제작하고 업로드한다. 일단 작가가 인기 아이템을 잽싸게 파악해 공유한다. 그리고 제작진이 사전에 미리 공부를 좀 하고 와서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촬영은 유라가 자유롭게 진행하고 담당 PD가 서포트하는 편이다."

- 1인 미디어격인 MCN(멀티채널네트워크) 사업에 너무 많은 인원이 투입되는 것 아닌가.
(김 대표) "제작 인원을 줄이면 수익이 더 날 수는 있다. 하지만 각각 전문적인 포지션으로 분업을 하면 효율적이고 퀄리티가 높아진다. 유라가 편집에 골머리를 앓는 시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보면서 공감하고, 직접 장난감을 보러 다니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겠나.
유라야놀자 외에 함께 운영하는 채널 토이롤과 '런 컬러스 TV'에는 그래픽 감독 등 11명이 투입된다."

- 유라야놀자는 기존의 캐리, 지니, 엘리 등 타 콘텐츠에 비해 비교적 차분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그때 말투가 남아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하이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내 경험상 차분하게 차근차근 말을 해야 잘 이해하는 것 같다. 선생님 같은 이미지로 느껴진다고 해도, 아이들에게는 친절하게 대하고 싶다. 하지만 보내 성격이 차분한 것은 아니다.(웃음)"

배우 활동 시절의 유라


- 유튜브 콘텐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어떻게 보나.
"말 그대로 개인방송을 하기에 최적화된 시대다. 취미로 시작한 사람도 안정적인 광고료를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영상이 넘쳐날 수록 타 채널과의 차별점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앞으로는 각각의 채널들이 하나의 인터넷 방송국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시청자의 눈높이도 높아져 퀄리티에 대한 고민은 더 많아질 것이다."

- 영상에 나오는 장난감은 협찬인가?
"90% 이상 자체비용으로 구매한다. 직구는 물론이고, 빨리 사려고 사전 예약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