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 훈련… 가까운 대피 장소 얼마나 걸리는지 꼭 확인]
"여기 사람이 쓰러졌어요. 독가스인 것 같아요!"
22일 오후 2시 5분 지하철 4호선 사당역에 진입한 4813호 열차의 세 번째 칸.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자 한 승객이 인터폰을 들고 기관사에게 신고했다. 기관사는 종합관제센터에 상황을 알리고 승객 60명을 열차 밖으로 대피시켰다. 곧이어 방독면을 쓴 119특수구조대, 군 화학부대 등 200여 명이 출동해 오염된 지하철 칸을 제독(除毒)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을지연습의 하나로 실시한 지하철 화생방 테러 대응 훈련이었다. 공사는 이날 10분간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소방 등 5개 유관기관과 합동훈련을 했다.
화생방 테러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개인용 방독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6년부터 화생방용 민방위 방독면을 보급해왔다. 북한이 김정남 암살에 사용한 VX가스, 사린가스 등 신경가스와 방사능 낙진(落塵)으로부터 최소 40분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민방위대용으로 108만개만 보급되어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민방위대에 10만개를 추가 보급하고 5년간 총 185만개를 확충할 계획이다.
방독면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행안부는 인터넷 포털 및 쇼핑몰에서 한국표준협회의 인증을 받은 '일반 방독면 KSM6685〈사진〉'를 검색해 구매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민방위 방독면 제조사인 SG생활안전과 산청의 제품이 대표적이다. 무게는 500g 정도이며, 방호 두건이 어깨까지 내려와 화학 물질의 피부 접촉을 막는다. 정화통을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선 10년간 성능이 유지된다. 가격은 4만원 안팎이다. 이베이(e-bay) 등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미국·러시아·이스라엘산 방독면을 구할 수도 있다. 미군이 1994년 개발해 보급한 M40 방독면은 최대 3시간까지 방호할 수 있다. 가격은 6만~10만원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