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TV 뉴스 앵커가 방송에서 “여성들은 성폭행범에게 저항하지 말고 순순히 따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4일 캄보디아 매체 프놈펜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항 메아스 TV'의 앵커 메아스 리티는 최근 아침 뉴스에서, 목숨을 구하고 싶으면 성폭행당하는 여성들은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캄보디아 남부 스바이리엥주에서 택시 운전기사에게 성폭행당하고 살해된 카지노 딜러인 18세 여성의 뉴스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리티는 "호랑이 마수에 걸리는 일이 생겼을 때 저항하지 마라"며 "소리 지르지 말고 그저 성폭행하도록 둬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성폭행범들에게 “성폭행하고 나서, 목숨은 살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뉴스를 공동 진행한 로스 소테아비는 “여성들은 택시를 혼자 타지 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에서 이들 뉴스 진행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 운동에 1500명 이상이 동참했다.
리티는 비난 여론이 거세자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 단지 농담으로, 교육적 의도였다” “여성들이 나에게 해준 조언이며, 그들이 이런 조언을 널리 알려달라고 했다”고 황당한 ‘사과’을 했다가, 더 뭇매를 맞았다.
온라인 서명 운동을 시작한 시민단체 '액션에이드'의 분 라차나는 "리티의 사과는 변명으로 가득 차 있고, 잔인한 강간을 농담의 주제로 삼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캄보디아 정부는 범죄 희생자가 된 여성을 깎아내리는 보도를 금하는 규범을 만들었다. 이는 범죄 희생자의 경제적 지위나 복장, 교육 수준 등을 보도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포괄적인 규범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