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미국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열대폭풍으로 기록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강타당해 도시의 80%가 물에 잠기고 10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던 미국 루이지애나주(州) 뉴올리언스가 12년 만에 또 폭우로 침수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올리언스는 지난 주말 4시간 동안 230㎜ 정도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시 배수 시스템이 붕괴됐다. 도시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2m 이상 낮은 뉴올리언스는 카트리나 참사 후 150억달러(약 17조원)를 들여 도시 배수 시스템을 정비했지만 이번엔 관리 부실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WP는 "허리케인 시즌이 시작됐는데도 4개의 발전시설 중 3개가 수리 중이었고, 대체 발전 장비도 거센 비 때문에 제대로 돌릴 수 없어 배수 펌프를 아예 가동하지 못하게 될 뻔한 위험한 상황"이라고 했다.
뉴올리언스 수도 당국은 폭우 당시 121개 배수 펌프가 폭풍우가 몰려온 기간에 정상 작동했다고 주장했지만 시 재난위원회의 조사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 폭우가 시작된 시점에 피해 지역 배수펌프 중 8개가 고장 나 있었고, 전력 공급 차질까지 겹쳐 모두 16대의 배수 펌프가 작동하지 못했다. 뉴올리언스 소방국에는 지난 주말 200건이 넘는 구조 요청이 들어왔지만, 카트리나 사태 때와는 달리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주지사는 이날 뉴올리언스 배수 시스템과 전력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주(州) 방위군을 비롯해 주 내 모든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드워즈 지사는 "패닉에 이를 정도는 아니지만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