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계엔 가끔 영재가 나타난다. 영국 출신 팝스타 '찰리XCX(25·본명 샬럿 에이치슨)'도 그렇다. 열네 살 때 혼자 작사·작곡한 노래를 소셜 미디어에 올린 것이 런던 한 음반사의 관심을 끌어 데뷔했다. 부모에게 대출을 받아 음반을 제작했는데, 돈을 벌자마자 바로 갚았다고 한다. 열아홉 살 때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을 맺고 낸 싱글 'Stay away'는 권위 있는 음악 웹진 피치포크가 선정한 '올해의 노래' 35위에 올랐다. 스물두 살 때 팝스타 이기 아젤리아와 함께 작곡하고 노래한 'Fancy'로 빌보드 차트를 7주간 정복했다. 오는 13일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에 출연하며 첫 내한 공연을 여는 이 영재는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전에 한국에 왔을 때 '소맥(소주+맥주)'을 처음 마셨는데 너무 맛있었다. 이번에도 꼭 마실 것"이라고 말하는 팔팔한 청춘이기도 했다.

‘찰리XCX’라는 예명은 데뷔 당시 자신이 쓰던 메신저 대화명에서 따온 것이다. 찰리는 본인이 좋아하는 가명이고, XCX는 ‘찰리가 키스를 보낸다’는 뜻을 담은 일종의 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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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XCX는 유행을 선도하는 음악 센스뿐 아니라 남다른 패션 센스로도 유명하다.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220여만명이다. 그가 입고 사진을 찍은 옷은 전 세계 10·20대 여성들에게 곧바로 화제가 된다. 지난 3월 한국에 처음 온 것도 음악 공연이 아니라 패션쇼 행사 초청이었다. 스스로도 "내게 음악과 패션은 하나로 어우러지는 종합 예술"이라며 "거칠고 강해 보이는 옷을 입은 날이면 그 옷처럼 거칠고 강한 음악이 떠오르곤 한다"고 했다.

거칠고 강하다는 이미지는 그의 음악을 관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자신의 음악으로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며 스타 반열에 오르자 시기와 폄훼도 따라왔다. 그 후 내놓은 앨범 제목이 'Sucker(얼간이)'. 한국이면 거품 논란 또는 인성 논란이라는 식으로 공격을 받고 움츠러들겠지만, 찰리XCX는 오히려 자신을 '런던의 여왕(London Queen)'이라고 칭하는 식으로 정면 돌파했다. 최근 전 세계 음악의 주류인 전자 음악부터 1970·80년대 올드 팝까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영리하게 활용할 줄 아는 작곡 실력과 리듬감 넘치는 보컬이 그 자신감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발매한 싱글 'Boys'의 뮤직비디오에 위즈 칼리파, 마크 론슨 등 남자 스타들을 무더기로 등장시키며 가수 박재범도 섭외해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박재범은 저와 통화하면서 뮤직비디오 콘셉트에 관한 완벽한 아이디어를 제안해줬어요. 덕분에 더 멋진 작품이 나왔죠. 유튜브 댓글에도 전부 박재범 이야기만 해요. 그와 꼭 같이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파티 같은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