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왼쪽)와 저스틴 게이틀린.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의 은퇴전은 '만년 2인자' 저스틴 게이틀린(35·미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게이틀린은 5일 밤(현지 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2017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9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는 크리스천 콜먼(미국·9초94)이고, 우사인 볼트(9초95)는 3위에 그쳤다.

게이틀린은 자신이 1위를 통과한 사실을 안 뒤 포효했다. 그간 볼트에 가려 '만년 2인자'로 지낸 그가 볼트의 은퇴 무대에서 마침내 승리를 거둔 것이다. 게이틀린은 이후 볼트 앞에서 무릎을 꿇으면서 존중의 표시를 보였고, 볼트는 웃으며 화답했다.

그러나 관중석에선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은퇴 경기인만큼 볼트의 우승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고, 게이틀린이 과거 약물 복용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게이틀린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100m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2006년 금지약물을 복용해 4년 출전 정지의 오점을 남겼다.

볼트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면 현역에서 은퇴한다. 이번 동메달 수상으로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 볼트는 총 14개 메달(금 11개, 은 2개, 동 1개)을 수집해 자메이카와 슬로베니아 국가대표로 활약한 멀린 오티(금 3개, 은 4개, 동 7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게이틀린은 "볼트와 경쟁하고자 최선을 다했다"면서 "내가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지는 볼트도 안다. 오늘 그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볼트가 경기 후 내게 와 축하를 건넸고, 내가 야유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