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상씨(오른쪽).

1000만원으로 400억원을 벌어 '청년 버핏'의 별명을 얻은 박철상(33·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씨에게 "실제로 400억원을 주식으로 벌었다면 그 증거를 보여줘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나타나 화제다.

페이스북 1만5000여 명의 팔로어를 가진 신준경(44) 스탁포인트 이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실제로 400억원을 주식으로 벌었다면 직접 계좌를 보게 해달라"며 "박씨의 말이 맞는다면 박씨가 원하는 단체에 현금 1억을 약정 없이 일시금으로 기부하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신 이사는 박씨처럼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는 "이 기회에 박씨도 몇 년 동안 의혹에 휩싸였던 거 털어내고 추가로 기부할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며 "의구심에 확인을 해보고 싶다. 계속 방송에 나와 400억원을 벌었다고 하니 그것을 눈으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할 때마다 '현물'이라고 했다가 '옵션'이라고 했다가 수익 주체가 바뀌고 있다"면서 "나는 박씨를 사기꾼이라고 한 적도 없고 트레이더로서 궁금하다. 진짜면 나보다 몇 배 고수니까 1억원을 내고라도 보고 싶다"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박씨 400억원 자산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게재했다.

신 이사는 "기부 내용 말고 돈 번 내역을 원하다"며 "기부가 거짓이라고 한 적 없다. 엉뚱한 짓 하지 마라. 400억원 주식으로 벌었다고 인터뷰와 책에서 자랑하던데 그거를 보여달라.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연락처를 주면 내가 달려가 400억원 번 계좌를 보고 나도 1억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글들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신 이사는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불법주식매매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희진(31)씨를 언급하며 "이희진에게 돈 번 내역 보여달라니 수십억 차와 빌딩 등기부 등본 보여줄 때와 데자뷔다"면서 "이 놈의 레퍼토리는 하나도 다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신 이사는 지난해 이씨에게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이씨 주식에 대한 의심을 품고 인증을 요구하며 의문을 제기했던 인물이다.

이와 같은 신 이사의 글에 박철상씨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며 대응했다.

박씨는 "수익계좌를 보여준다는 것은 오히려 영리 활동을 위한 것"이라며 "기부의 확고한 원칙은 주는 이보다 받는 분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제가 더 고되고 힘들수록 후배들의 시간과 기회를 찾아줄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모든 걸 버텨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행위에는 그에 맞는 목적과 의도가 있다"며 "어떤 분들은 제가 성공한 주식투자가로 이름을 얻어서 그것을 이용해 영리 활동을 하는 게 아닌지 의심하기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수익 난 계좌를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뢰를 얻어 투자 유치를 하든 유료 강연 같은 영리활동을 하는 등의 그럴 목적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계좌를 보여 달라는 것은 기본적인 논리 자체가 부재한 것이고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박씨는 "저를 의심하는 분들에게 딱 한마디만 정중하게 드리겠다"며 "조급해하지도 초조해하지도 말라. 모든 건 시간이 지나면 뚜렷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박씨는 과외 등으로 번 돈 1000만원으로 주식에 투자해 10년 만에 거액을 벌어 '청년 버핏'으로 불려왔다. 박씨는 수익 일부를 모교 경북대를 비롯해 학교 및 사회단체 등에 기부하고 있는데 사회에 환원한 금액은 24억 여 원에 달한다.

박씨의 입장 발표에 신 이사는 약속했던 1억원 기부를 현재 3억원으로 금액을 올리며 박씨 계좌 공개 요구 관련 글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꾸준히 게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