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은 두산과 LG의 시즌 9번째 대결. 연승 행진 중인 두 팀 대결에선 기선 제압이 중요했다.
두산의 1번 지명타자 최주환(29·사진)은 그 역할을 충실히 했다. 1회 초 좌전안타로 출루해 2번 류지혁의 홈런으로 홈을 밟았고, 2회엔 좌월 2점포를 터뜨렸다. 3회엔 우익수 쪽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했다. 두산은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한 최주환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3회까지 10점을 뽑는 등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끝에 11대4로 승리,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최주환은 2006년 두산 입단 후 줄곧 후보였다. 타격은 좋은데 수비가 불안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12년 팀에 복귀한 그는 종종 대타로 등장해 결정적 한 방(2015년 4월 18일 롯데전 끝내기 3점 홈런, 2016년 4월 20일 KT전 결승 2점 홈런 등)을 터뜨려 '최대딱'이란 별명을 얻었다. '대타로 내세우기엔 딱'이란 뜻이다.
최주환은 올 시즌 전 체중을 줄이면서 수비수에게 필요한 민첩성을 키웠다. 공필성 1군 수비코치 조언을 받으며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얻었다. 시즌 초 여러 차례 호수비로 주목을 받았고, 주전 2루수 오재원이 부진했을 때 선발을 꿰찼다. 지난달엔 데뷔 첫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그는 올해 92경기에 출전, 타율 0.319(310타수 99안타) 7홈런 54타점 56득점을 기록 중이다. 모두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팬들은 이제 그를 '최주딱(주전으로 딱)'이라 부른다.
그는 "나를 제외하고 가족이 제주도 여행을 가려다 태풍 예보로 취소하고 야구장에 왔는데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아직도 한 경기라도 못하면 경기에 못 나갈 것 같은 불안과 간절함 때문에 악착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주환의 맹활약에 더해 손가락 부상을 털어낸 민병헌과 양의지가 복귀하면서 두산은 후반기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 후 치른 16경기에서 13승2패 1무, 승률 0.867로 고공 질주를 이어가며 순위를 5위에서 3위까지 끌어올렸다. 2위인 NC에도 2.5게임 차로 접근했다.
한화는 선두 KIA를 7대3으로 눌렀다. 전날 NC전에서 부상당한 정근우와 로사리오가 결장했지만, 한화는 에이스 헥터 노에시가 선발 등판한 KIA 마운드를 상대로 장단 15안타를 쏟아부었다. KIA의 로저 버나디나는 6회 2점 홈런으로 20홈런 21도루를 기록, KBO리그 시즌 첫 '20홈런-20도루' 주인공이 됐다. KIA(해태 포함) 소속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