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이 2016년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3차 독대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를 향해 '이적단체'라고 언급하며 굉장히 불만을 보였다고 이 부회장이 법정에서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본인의 뇌물공여 등 혐의 재판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서 이처럼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2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 자리를 가지면서 "박 전 대통령이 JTBC에 대해 굉장히 강하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외삼촌이지 않으냐'며 '중앙일보 자회사 JTBC 뉴스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나라를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며 '이적단체'라는 말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강한 불만을 얘기해서 저는 'JTBC가 계열에서 분리된 지 오래됐고, 독립된 언론사'라며 '홍석현 전 회장은 제게 손위 분이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이 짜증을 냈다고 이 부회장은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더 짜증을 내면서 어머니(홍 전 회장의 누나이자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여사)에게 말하라고 했다"며 또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정치인 2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누구와 어떻게 내 얘기를 하고 다니는 줄 모를 것 같나, (홍 전 회장이) 정치에 야망이 있는 것 같은데 삼성이 줄을 대는 것이냐. 중앙일보의 제일 큰 광고주가 삼성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대화 끝 부분에 거의 JTBC 얘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다 말했지만, (검찰 조사) 당시에는 탄핵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일국의 대통령이 언론사를 언급한 것을 조서로 남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검사에게 말씀드렸고 남기지 않는 것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