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버찌)나 자두 등을 먹을 때 호기심에서라도 절대로 그 속의 씨를 먹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영국의 한 남성이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몸으로 직접 ‘증명’했다.

매튜는 체리를 먹고 난 후 급격히 몸 상태가 나빠졌다.

27일 영국 BBC방송이 소개한 사연. 영국 랭커셔 블랙풀에 사는 매튜 크림(29)은 대형 유통 마트인 테스코에서 포장된 체리 한 상자를 샀다. 그리고 체리를 한입 베어 물었다가, 그냥 호기심에 안에 있던 씨도 씹어 삼켰다. 아몬드 맛이 난다고 생각하면서, 두 번째 체리도 씨까지 씹어서 먹었다.

그리고 나서 불과 10분이 지났을까. 고열과 함께 극심한 두통이 찾아왔다. 아내에게 부탁해 응급 의료전화(NHS)를 걸었고, 좀 전에 먹은 음식과 증상을 말하자 의사는 “치사량에 가까운 독성 물질을 먹었다”며 서둘러 병원에 가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해독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매튜는 이 모든 것이 ‘체리 씨’에서 비롯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체리 씨에는 ‘아미그달린(amygdalin)’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을 체내 효소가 분해하면 ‘사이안화수소(HCN)’ 성분 즉, 청산이 생성돼 몸에 퍼진다는 것이었다.

버찌(체리) 안의 씨

아미그달린 성분은 주로 체리와 자두, 매실, 복숭아, 살구 씨에 포함돼 있다. 체리 씨(0.7g)에는 그램당 3.9mg, 살구에는 14.4mg, 그리고 녹색 자두에는 가장 많은 그램당 17.5.mg의 아미그달린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사과 씨에도 그램당 3mg의 아미그달린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편, 아미그달린의 치사량은 사람의 몸무게를 기준으로 킬로그램당 1.5mg 정도다. 따라서 성인인 매튜가 아니라, 그의 어린 딸이 먹었으면 더욱 위험할 수 있었다고.

체내에 사이안화수소 성분이 번지면 복통과 두통, 메스꺼움, 구토를 동반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장 마비와 호흡 곤란으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체리 포장 어디에도 이에 대한 경고가 없었다.

매튜는 “마트에서 구입한 체리 상자 겉면 어디에도 이런 경고문구가 없었다”며 “일반인 중에서 체리 씨 안에 이런 위험 성분이 있는 걸 누가 알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