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은 진정으로 위대한 글로벌 기업 중 하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생산기업 '폭스콘(Foxconn·대만 훙하이 정밀공업)'이 미국 위스콘신주 남동부에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건설 등 100억달러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폭스콘을 극찬하고 나섰다.

백악관에서 열린 폭스콘의 위스콘신 투자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오른쪽)

트럼프 대통령은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폭스콘과 투자 유치 협상을 벌였다”면서 “만약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궈 회장이 100억달러와 같이 막대한 돈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오바마케어 폐지 조정법(ORRA) 부결로 위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콘(TPE: 2354) 투자 유치 성과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CNN머니는 27일 시장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 폭스콘의 위스콘신주에 대한 투자가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적 선전 외에 실제 근로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근로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관리, 제조공장 로봇화 목표, 낮은 약속이행률 등을 이유로 폭스콘의 투자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① 신뢰하기 어렵다

코넬대학교의 엘리 프리드먼 국제비교노동학 교수는 "미국 노동자들은 오히려 지금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며 "폭스콘이 언론에 밝힌 약속을 그대로 이행하지 않는 전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프리드먼 교수는 지난 2013년 폭스콘이 펜실베니아에 3000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지만 주정부가 경제적 실익을 얻을 만큼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사례로 설명했다. CNN머니는 “폭스콘의 위스콘신주 투자가 제조업 부흥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호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지만 과거의 예를 생각했을 때 공언한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반면 백악관 측은 2020년 완공 예정인 폭스콘의 위스콘신 공장이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의 3배 규모에 달하는 미국 최대 제조업 단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당장 창출될 일자리만 3000개이며, 향후 1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② 사람이 아닌 로봇 고용일 수 있다

폭스콘은 지난해 직원 6만명을 줄이고 자동화로 일자리를 대체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011년에도 향후 3년 내에 로봇 100만대를 설치해 비용 절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머니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용해 현재 폭스콘의 자동화 비율은 예상보다 높지 않지만, 자동화 의지 만큼은 확고하다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대학교 크리스토퍼 발딩(Christopher Balding) 경제학 교수는 “폭스콘의 위스콘신주 공장 건설은 중국 인건비가 상승하고, 자동화 추구 전략에 잘 맞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폭스콘이 중국에서 로봇을 쓰든 미국에서 로봇을 쓰든 인건비 차이는 당연히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자리 3000개는 과장된 것 같다”며 “로봇을 감시하는 인력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③ 저임금과 노동착취 등 부정적 기업 문화

CNN머니는 폭스콘의 저임금, 노동착취 문제도 지적했다.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노동회보의 키건 엘머(Keegan Elmer) 연구원은 “폭스콘 공장에서 일은 단순 반복 업무일 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이 심하다고 알려져있다”고 밝혔다. 폭스콘의 저임금 노동착취 문제의 대표적 예가 지난 2012년 미성년 인턴 고용이다. 폭스콘은 지난 2012년 합법적 근로 연령인 16세보다 2살 어린 14세 미성년자를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주고 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노동조합의 당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폭스콘의 인력 중 2.7%가 인턴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는 한달 평균 2만7000명 정도가 인턴으로 근무한 셈이다. CNN머니는 미성년자를 고용하던 관행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저임금 인턴 고용 문화는 남아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