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부는 '당연한' 행동을, 어쩌면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법한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클렘슨대학 연구진은 생일이나 주요 행사 이벤트에서 촛불을 부는 행위가 엄청난 박테리아를 타인에게 전파한다는 실험 결과를, 지난 5월말 '식품 연구 저널(Journal of Food Research)'에 발표했다.

도슨 박사는 케이크의 초를 부는 행위와 박테리아 확산의 관계를 실험했다.


연구를 진행한 폴 도슨 박사는 딸과 함께 식사하다가, 타인의 침 속의 박테리아가 얼마나 옮겨지는지 궁금해 연구하게 됐다고.
실험 방법은 이렇다. 연구진은 케이크 모양의 원형 스티로폼 위에 호일 조각을 올리고, 그 호일 조각에 케이크 표면과 비슷하게 고체 설탕 혼합물을 발랐다. 그리고 그 호일 위에 작은 양초 여러 개를 꽂았다. 실험 참가 학생들은 초를 불기 전에 피자를 먹게 해, 입안에서 적절한 양의 침이 생기게 했다. 그리고 차례대로 초를 부는 실험을 수차례 되풀이했다.

연구진은 케이크 모양의 원형 스티로폼 위에 호일 조각을 올리고, 설탕 혼합물을 발라 굳혔다.

실험 참가 학생들의 입김에 들어간 침은 호일 위의 설탕 혼합물에 묻었고, 이를 세균 배양용 한천 평판에서 배양했다. 그 결과 배양 접시마다 평균적으로 박테리아가 14배 증식됐지만, 한 배양접시는 120배까지 증식됐다. 이는 특정 사람은 더 많은 양의 박테리아를 퍼뜨린다는 얘기다.

도슨 박사는 그러나 "이 박테리아는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으며, 초를 분다고 해서 생일을 망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인체의 입안에 존재하는 많은 박테리아는 대체로 유해하지 않은 것들이다. 그래서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케이크의 초를 불었지만, 이로 인해 치명적인 병에 걸렸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드문 것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박테리아를 옮기는 양(量)도 다른데다가, 치명적인 박테리아에 감염된 경우라면 얘기가 다르다. 클렘슨대 연구진이 2015년에 실험한 결과처럼, 감자칩을 하나의 소스에 찍어 먹는 행위도 전염병을 옮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