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누는 아이 동상.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글이다. 카페 입구에서 아이가 오줌을 쌌는데, 애 엄마가 “좋은 거 먹여서 애 오줌이 맑으니 안 더럽다”고 한 뒤 사과 한마디 없이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아이가 입구에 소변을 봤고, 아이 어머니가 "우리 애 소변은 더럽지 않다"며 치우지 않고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물론 엄마 된 입장에서야 내 자식 육신에서 비롯된 것 중 더러운 부분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생판 남도 공감이 될만한 주장인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정말 아이에게 좋은 거 먹여 키우면 아무 데나 흩뿌리고 다녀도 괜찮을 만큼 소변이 맑고 청량해지는 걸까.

#더럽다
소변이 더럽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특유의 지린내에 있다. 실제 문제가 된 글에서도 아이 엄마는 "오줌이 맑으니 냄새가 안날 거다"는 언급이 있다. 그렇다면 좋은 음식 먹고 자란 아이 소변은 지린내가 나지 않을까.

박정탁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틀린 주장’이라 답했다. 그는 “소변엔 수분뿐 아니라 유레아(요소), 칼륨, 나트륨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들이 변질되며 풍기는 악취가 지린내다”며 “정상적인 콩팥이라면 나이 상관없이 체내 노폐물을 거르는 과정에서 반드시 저 성분들을 배출하기 때문에 소변에서 냄새가 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 교수는 “물론 비타민을 많이 섭취하면 소변이 노랗게 변하는 등 먹는 음식 따라 소변에 변화가 올 순 있지만, 음식 섭취만으로 지린내를 뿜는 물질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위험한 정도까진 아니지만
악취 문제를 넘어서, 위생 면에선 어떨까. 박 교수는 "최근까지만 해도 방광이나 요도에 염증이 없는 이상 소변이 웬만한 물보다 깨끗하다는 게 상식이었는데, 2014~2015년 즈음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실제로는 먹는 음식이나 나이를 막론하고 오줌에도 균이 소량이나마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다만 사람 몸에 해가 되거나 전염병을 옮기는 세균은 아니라 한다. 박 교수는 “소변에 든 세균은 모두 정상인 몸에서도 검출되는 균들이기 때문에, 소변이 묻었다 해서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까진 이르기 어렵다”고 했다. 화상 부위를 오줌으로 닦아내거나, 약이 된다며 사람 소변을 마시는 행위 등이 자폭까진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 해도 굳이 소변에 접촉하는 걸 권장하지는 않는다 한다. 박 교수는 “아무튼 소변은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라, 몸 밖에 나온 상태에서 가만두면 오래지 않아 오염되고 성분이 변질되며 지린내까지 풍긴다”며 “누가 흘린 소변이건 맑으니 냄새 안 나고 괜찮은 오줌은 없다”고 했다.

#그러지 말자
물론 물증 없이도 내지를 수 있는 인터넷 글 특성상, 저 사연이 진짜 벌어졌던 일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글을 제쳐놓고라도, 공공장소에서 아이 소변을 휘날리는 부모는 실제로도 여기저기서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회용 컵에 아이 소변을 받는 어머니를 찍은 사진.

이들이야 아이 소변이 더러우면 얼마나 더럽겠냐 싶은 생각에 이런 일을 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박 교수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 아이 소변 또한 어른 것과 다름 없이 지린내 풍기는 오염물질일 뿐이다. 좋은 거 먹였다 방심 말고 화장실 꼬박꼬박 보내고, 흘린 오줌은 남에게 폐 되지 않도록 깨끗이 치우도록 하자.

한 의류매장 내에서 화분에 소변을 보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