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파고(NYSE:WFC) 은행 주주들이 올해 최악의 한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NBC는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Berenberg)가 웰스파고의 올해 목표주가를 30% 이상 하향 조정했다고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웰스파고 은행.

미국 연방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지난 4월 웰스파고 은행 직원들이 2004년부터 영업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객의 허가 없이 200만개 이상의 가짜 계좌를 개설한 혐의를 확인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웰스파고 직원은 5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은 지난 9일 웰스파고 은행과 집단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간의 합의 금액 1억4200만달러(약 1588억원)에 대한 예비 승인을 내렸다. 웰스파고 은행 변호인단은 앞으로 3개월 동안 피해가 인정되는 고객의 유령 계좌 개수, 재무적 손실 규모 등에 따라 합의금을 차등 지급한다.

그러나 베렌버그는 “웰스파고 주주들에게 올해는 어려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2018년 웰스파고 실적은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웰스파고가 다른 은행들보다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마법’인 유령계좌가 적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제임스 챠펠 베렌버그 애널리스트는 웰스파고의 목표주가를 주당 45달러에서 35달러로 이전 보다 36% 하향 조정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팩트셋에 따르면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는 “웰스파고는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시장의 동향과는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였기에 시장이 기대하는 바도 컸다”며 “그러나 유령계좌 스캔들로 인한 신용 악화와 오랜 저금리 기조, 이자 수익의 감소 등의 요인으로 인해 웰스파고의 수익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웰스파고는 자산기준으로 미국에서 4번째로 큰 은행이지만,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미국의 최대 은행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S&P500지수는 10.5% 상승했지만, 웰스파고 주가는 0.5% 하락해 언더퍼폼(시장 평균치를 밑도는 것)했다. 21일 웰스파고는 1.29% 하락 마감했다.

챠펠 애널리스트는 “웰스파고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자동차 대출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은행 규모가 너무 커지면 조직 통제가 훨씬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웰스파고의 주당순이익(EPS)은 월가 전망치인 4.46달러를 밑도는 주당 3.46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의 19% 만이 웰스파고에 대해 ‘매도’ 의견과 평균 이하의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CNBC는 웰스파고에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