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살해됐고, 아내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그러나 그날 밤 유일한 목격자였던 앵무새는 남편이 죽기 전에 한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제발 쏘지 말라고(Don't f_ _king shoot)!"
결국 아내의 무죄 주장에도, 다른 정황 증거들과 함께 앵무새가 흉내 낸 남편의 마지막 말은 배심원들이 12일 아내를 '유죄' 평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19일 미국 디트로이트뉴스를 비롯한 미 언론이 보도했다.
2015년 5월, 미국 미시간주 뉴웨이고에 사는 남성 마틴 듀람(46)은 다섯발의 총을 맞고 숨졌다. 그의 아내 글레나(49) 역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애초에 제3의 범인이 듀람 부부를 모두 총으로 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곧이어 아내 글레나가 전남편과 두 아이에게 보낸 3통의 유서가 발견됐다. 글레나는 의식을 회복하고 사건 발생 8시간 뒤에 체포됐지만,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자신이 어떻게 총을 맞았는지도, 유서를 쓴 기억도 없다고 잡아뗐다. 경찰의 유서의 필적이 아내 글레나의 것임을 확인했다.
아무도 못 본 것 같았던 이 사건 현장엔 그러나 마틴이 키우던 앵무새 '버드'가 있었다. '버드'는 모든 걸 지켜봤다.
사건 이후, '버드'는 마틴의 전처(前妻) 크리스티나 켈러가 맡아 키우게 됐다. 그런데 몇 주 지나서부터, '버드'가 두 사람간의 말싸움 같은 것을 흉내내는 듯하더니 곧 마틴의 목소리를 그대로 따라 하며 "제발 나를 쏘지 마"라고 계속 말하는 것 아닌가!
전처는 "버드가 마틴이 죽기 직전에 남긴 마지막 말을 따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앵무새 '버드'의 흉내 내기는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다. 앵무새 '버드'가 "쏘지 마라"는 말을 TV에서 배웠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틴의 부모는 계속 앵무새가 진실을 밝혀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모와 전처는 "그 앵무새는 모든 얘기를 듣고 따라 하는데, 가장 참혹했던 말을 기억해서 아들의 목소리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밖에도, 아내 글레나의 재정적 어려움, 도박 문제, 파탄 난 결혼 생활을 드러내는 증거들을 범행 동기로 법원에 제시했다.
결국 배심원들은 숙고 끝에 글레나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고, 글레나는 8월 28일 살인죄와 총기 소지 혐의에 대해 형을 선고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