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TOEFL)은 영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척도인 동시에, 응시자가 영어 학습에서 어떤 점을 더 보완해야 할지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해요. 국제화 시대에 갖춰야 할 필수 경쟁력인 영어 실력을 향상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방향성을 제시해 줍니다."(홍선미)

경일대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홍선미씨는 개발도상국 어린이를 돕는 비영리단체 활동가를 꿈꾸고 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재 홍씨가 주력하는 부분의 하나는 바로 '의사소통력 향상', 즉 영어 학습이다. 그는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의 복지 향상과 행복을 위해 일하려면 해당 국가의 정치·경제·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필요한 자원을 적재적소에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지에서 이러한 활동을 하려면 영어 의사소통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런 홍씨에게 큰 도움이 된 건 토플 시험 주관사인 미국교육평가원(Educational Testing Service·ETS)과 한국장학재단(이사장 안양옥)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푸른등대 기부장학금'이다. 지난해 장학생으로 선발된 그는 장학금(200만원) 등을 지원 받아 학업에 보탰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푸른등대 기부장학금'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학생, 대학 전공 분야에서 글로벌 학문 세계를 탐구하려는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다. 단순히 높은 영어 성적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자기 세계를 더욱 더 깊고 넓게 확장하려는 '토플 장학생'을 찾고 있다. ETS 관계자는 "한국 대학생의 교육 질과 형평성을 높이고자 마련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오는 19일(수)부터 내달 4일(금)까지 장학금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엔 총 9명이 푸른등대 기부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이 가운데 홍씨를 포함, 김율(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2017년 2월 졸업)씨, 조인준(대구대 컴퓨터정보공학부 4학년)씨 등 세 사람에게서 장학생으로 선발되기까지의 영어 학습 노하우와 앞으로의 목표 등을 들어봤다.

(사진 왼쪽부터) 홍선미, 조인준, 김율씨.

◇관심 분야 해외 사이트 둘러보며 공부 시작… 영어 흥미 높여

홍씨에게 영어가 세계 무대로 진출하기 위한 도구라면, 김율씨에겐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밑거름이다. '문화콘텐츠 기획자'를 꿈꾸는 김씨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국내 도서벽지 사람들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미국·유럽의 선진 문화정책과 제도를 국내에 안착시키고, 나아가 한국 고유의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역수출할 계획도 세웠다. 김씨는 "제 꿈을 이루려면 영어 등 어학 실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토플'로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토플에서 배운 비즈니스 영어는 업무 수행 시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인준씨는 몇 년 전 교외 프로그램에 지원할 목적으로 토플 시험에 처음 응시했다. 조씨는 "우연한 계기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토플 시험을 치르면서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예전엔 영어 원서를 읽으면 곧바로 이해하는 게 어려웠지만, 토플 공부를 하면서 원서 읽기에 익숙해졌어요. 무엇보다 대학 전공 학습에도 큰 도움을 받았어요. 컴퓨터공학 전공 서적은 대부분 영어로 돼 있거든요. 전공 공부가 한결 수월해져 앞으로의 진로를 설정하는 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많은 사람이 느끼듯 영어 공부는 결코 쉽지 않다. 단어와 문장을 달달 외운다고 금세 유창하게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토플 장학생으로 선발된 이들은 영어 공부의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갔을까. 조씨는 '흥미'를, 홍씨와 김씨는 '꾸준함'을 비결로 꼽았다.

"토플 공부의 첫째 단계는 영어에 흥미를 가지는 것이에요. 저는 관심 분야였던 컴퓨터프로그래밍 관련 해외 사이트를 구경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관심 분야를 통해 영어에 접근하는 게 막연히 영어를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에요."(조인준)

"영어 공부의 핵심은 '꾸준함'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막 영어 공부에 첫발을 뗐다면 하루 1시간은 필수로 투자해야 합니다. 어휘, 문법, 독해 능력 모두 중요하지만 저는 특히 어휘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어요. 탄탄한 어휘력이 뒷받침된다면 남과는 차별화된 영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겁니다."(홍선미)

◇올해 4회 장학생 11명 선발 예정… 총 2200만원 지원

올해 4회째를 맞는 푸른등대 기부장학금은 2·4년제 대학생 11명(장학기금 총 2200만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신청 자격과 제출 서류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2·4년제 국내 대학생(직전 학기 12학점 이상 이수자) ▲성적표(학부성적 평점 100점 만점 환산 시 87점 이상) ▲가계 소득 ▲영어활동 실적 서류(토플 또는 토익 성적, 대학 영어 교과목 수강 성적, 대학 입학 이후 영어대회 입상 증명서, 영미권 교환학생 기록(학교성적표 통해 확인) 중 택일) 등이다.

선정 기준은 소득 분위와 학교 성적을 합산해 소득 분위가 낮은 순, 그리고 학교 성적이 높은 순이다. 오는 19일(수)부터 다음 달 4일(금)까지 신청을 받고, 최종 선발 결과는 9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장학금 신청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www.kosaf.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