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활주로 인근 해변에서 비행기 이륙 장면을 구경하던 50대 여성 관광객이 이륙하는 항공기의 제트엔진 바람에 날아가 숨졌다고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 등 현지 언론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앙아메라카 카리브해 동쪽에 있는 네덜란드령인 신트 마르턴(Sint Maarten) 섬의 프린세스 줄리아나 공항 활주로와 바로 옆 마호 비치를 구분하는 철조망 근처에 서 있던 57세 뉴질랜드 여성 관광객이 이륙하는 항공기의 제트엔진 바람에 몸이 날아가 콘크리트 블록에 머리를 부딪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프린세스 줄리아나 공항은 마호 비치에 맞닿아 있어 항공기 마니아들에겐 유명한 곳이다. 착륙하는 항공기는 마호 비치에 있는 사람들이 손을 들면 기체에 닿을 것처럼 머리 위로 낮게 지나가기 때문이다. 이륙하는 항공기 역시 볼거리로 꼽힌다. 당시 사고 영상을 보면 철조망을 잡고 비행기 이륙장면을 보던 관광객 수십명이 제트 엔진 바람에 날아갔고, 일부는 해변 백사장에 넘어지거나 바다에 빠진 사람도 많았다.
문제는 활주로가 짧기 때문에 대형 항공기가 이륙하려면 제트엔진 출력을 해변에 있는 사람들을 날릴 수 있을 만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해변에는 "위험,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제트엔진이 심한 부상 또는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 경고판이 설치돼 있다.
지금까지 마호 비치에서 제트엔진의 강한 바람으로 사망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부상사고가 있었다.
지난 2000년 스위스 관광객은 항공기 제트엔진에 날아가 중상을 입은 뒤 소송을 제기해 공항 측은 대법원으로부터 위험 경고문을 더 명확하고 눈에 잘 띄도록 설치하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입력 2017.07.13. 17:54업데이트 2017.07.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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