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서울고등검찰청장(54·사법연수원 17기)은 12일 퇴임사에서 "검찰이 마치 범죄집단처럼 손가락질받는 힘든 상황"이라며 "이럴 때 여러분에게 힘든 짐만 남겨두고 떠나게 돼 마음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박 고검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검찰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 우리가 그동안 열심히 해서 기여한 공은 어디 가버리고 마치 검찰이 범죄집단이 된 것처럼 손가락질받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검찰이 개혁대상이 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고검장은 이날 자신의 검찰 재직 당시를 담은 퇴임 기념 동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에 북받친 모습이었다.
그는 퇴임사에서 "오늘 자랑스러웠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말로 운을 뗐다. 박 고검장은 "나는 인권 옹호보다 불의 척결이라는 명목으로 사건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에 더 흥미를 가진 검사였던 것 같다"며 "부디 여러분은 능력과 덕을 갖춘 훌륭한 검사, 수사관이 돼서 국민 신뢰와 사랑받는 검찰을 만들어 주길 응원하고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고검장은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일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며 "그 과정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모두가 겸허한 자세로 힘과 지혜를 모아, 검찰 조직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모습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옳고 바른 길을 찾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법연수원 17기인 박 고검장은 18기인 문무일 부산고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동기인 김희관 법무연수원장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새 검찰총장이 취임하면 사법연수원 선배나 동기들은 검사복을 벗는 관행에 따른 것이다.
입력 2017.07.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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