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임신을 알리자마자 과도한 예단을 요구한 시댁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중간에서 보호막이 돼 줘야 할 예비신랑은 오히려 돈이 모자라니 대출이라도 받아 맞춰주자고 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혼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예비신부인 글쓴이는 개인사업으로 월 300만원 이상을 벌고 있고, 예비신랑은 일반 회사원으로 월 200만원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 커플은 현재 임신 8주, 결혼식을 3주 앞둔 상황이다. 혼전임신이라고 하면 당황하는 커플도 있겠지만, 이 커플은 달랐다. 예비신부 측이 나이를 고려해 일부러 노력해 가진 아이다. 글쓴이는 그만큼 축복받고 싶었고, 그래서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시댁에 알렸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글쓴이는 "시어머니는 임신한 며느리 밥 사주신다더니 종이 한 장에 예단 목록 적어서 주셨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현금 2000만원에 시어머니와 시누이 2명의 명품가방, 이불, 반상기 5세트 등이었다.

글쓴이는 "시어머니가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원래 친척들에게 받은 게 많아 돌려줄 것도 많지만, 이불 반상기는 5세트만 준비하고 다른 친척들은 알아서 2000만원 안에서 챙긴다며 선심쓰듯 말하셨다"며 "고로 돌려주는 금액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처음 신랑, 신부 양가 집안은 노총각, 노처녀 결혼이라 결혼만으로도 고맙다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세 차례에 걸친 상견례 자리에서도 예단과 예물, 결혼식 모두 사전 협의된 상황이었다.

글쓴이는 "임신한 걸 아시자마자 저러시는데 아마 큰시누이의 입김이 작용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전에도 큰시누이와 시어머니의 닥달이 있었지만 예비신랑이 '아들 파혼시키기 싫으면 조용히 하라'며 막았는데, 임신했으니 어쩌겠냐 싶은 마음에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믿음직했던 예비신랑의 태도 변화도 문제였다. 글쓴이의 아버지는 글쓴이의 오빠 결혼 때문에 얼마 전까지도 대출금을 갚던 처지였다. 그런 글쓴이의 아버지는 이 같은 상황을 알고 통장 하나를 내줬는데, 글쓴이가 너무 죄송스러워 거절한 그 돈을 예비신랑이 혼자 가서 받아온 것이다. 예비신랑은 "우선 쓰고 갚아드리면 된다. 모자라는 건 대출하자"라고 했다고.

글쓴이는 "축복받아야 할 제 임신을 빌미로 (예단 요구) 얘길 하셨다는 것이 너무 소름돋는다"며 "파혼이 맞는 거 아는데 바보같이 망설였다"고 글을 맺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시댁 측에 비난의 목소리를 퍼붓고 있다. "손주 빌미로 장사하나??", "파혼해야할까요가 아니라 파혼 꼭 해야겠습니다", "저건 남자가 봐도 남자가 머저리네", "뱃속에 있는 아기한테는 미안하지만 애를 낳을거면 유산됐다고 거짓말하시고 파혼하세요 이제 시작인것같네요" 등의 댓글이 연이어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