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 솔밭에서 화성 씨랜드 화재 참사 18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1999년 참사 이후 유족들은 서울시 송파구 어린이안전체험관에서 매년 추모 행사를 해왔다. 올해는 처음으로 화성시가 추모제를 주관했다.
씨랜드 참사는 1999년 6월 30일 새벽 경기도 화성의 청소년 수련원(씨랜드)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불이 나 유치원생 19명 등 23명이 숨진 사고다. 당시 희생자 대다수가 서울 송파구 한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었다.
이후 수련원 인허가 과정에서 비위를 저질렀던 공무원들이 적발돼 처벌받았다. 6살 아들을 잃었던 필드하키 국가대표 출신 김순덕씨는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에 실망해 국가에서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두 자녀를 잃은 고석씨 등 유족들은 보상비를 모아 2000년 한국 어린이안전재단을 만들었다.
이날 추모식엔 유족 50여 명과 채인석 화성시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추모 음악회, 편지·추모시 낭독, 헌화와 분향 등이 진행됐다.
고석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대표는 "18년 전 희생된 어린이 19명과 교사 1명 외에 아이들을 구하려다 숨진 청년 3명도 기억해 달라"면서 "이 땅이 교훈의 땅, 희망의 장소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추도식을 마치고 당시 씨랜드 현장을 둘러봤다. 화성시는 이곳에서 유족들에게 '궁평 종합관광지 조성사업 및 청소년수련원'을 건립하는 계획을 설명했다. 2019년 말까지 시비 497억원을 들여 씨랜드 부지에 330㎡ 규모 희생자 추모 공간을 만들고, 인근 해송지대 15만㎡에 수련원과 캠핑장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유족들은 "수련원을 만들기 전에 주변 도로부터 넓혀달라"고 요청했다. 18년 전 화재가 났을 때 길이 좁아 소방차 진입이 늦어지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채인석 시장은 "어린이들이 안전의 중요성을 배우고, 보호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