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북한무인기, 북한 금강군서 이륙 확인"]

[문대통령, 북한 아킬레스건 인권문제 정면 거론]

북한에 1년 반 동안 억류됐다가 식물인간이 돼 미국으로 송환됐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귀향 6일 만에 사망했다. 지난 2월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독살에 이어 벌어진 이번 사건은 북한 정권의 범죄적 폭력성과 잔혹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것이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돼 15년형을 선고받았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라면 약식 기소되거나 아예 법적 문제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북한은 이 사소한 일로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 같은 민족이란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2010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로버트 박은 북한에서 성적(性的) 고문을 당한 후, 미국에 돌아와 정신병 치료를 받아야 했다. 2년 넘게 붙잡혔던 케네스 배는 "체중이 20㎏ 이상 빠질 정도로 매일 고된 노동을 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북이 납치했던 일본인 17명 중 최소 8명이 사망했다. 웜비어의 사인(死因)은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밝혀야 한다.

지난 15일 국정원의 국회 보고에 따르면, 북한이 억류 중인 외국인 중 한국계는 총 10명이다. 이 중에서 6명은 우리 국민으로, 북·중 접경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 납치된 선교사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혈압, 당뇨 환자가 약도 제대로 복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인질 외교와 억류 외국인에 대한 고문·학대를 종식시키기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적극 나서야 한다. 유엔 안보리 결의가 있으면 김정은 정권을 반(反)인도범죄, 집단살해죄 등으로 ICC에 회부할 수 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안보리가 김정은 정권을 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해왔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다. 웜비어 사건을 계기로 중·러가 입장을 바꾸도록 외교력을 모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 CBS 인터뷰에서 "북의 잔인한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이 웜비어의 죽음으로 이어진 과정에서 중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이라면 거기에 걸맞는 노력을 국제사회에서 해야 한다. 북의 행위는 살인의 가능성이 큰 범죄다. 북한 주민 전체를 전리품이자 인질로 잡고 있는 북이 이제 핵·미사일로 남한 국민까지 인질로 잡으려 하고 있다. 본질은 북 집단의 범죄적 본성과 폭력성이다. 노무현 정부는 김정일이 화낼까 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했다. 민주당은 북한인권법을 11년간 막았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 대화를 위해선 북 인권 문제를 외면할 수 있다는 인식을 그대로 갖고 있는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