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비아 출신 모델 멜빈.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0만6000명에 달하는 감비아(Gambia) 출신 인기 모델 멜브닌(melvnin)이다. 그런데 한 네티즌이 “멜브닌은 흑인인 척하는 백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손과 손바닥이 너무 희다는 이유였다. 그는 멜브닌이 피부에 짙은 갈색 스프레이를 뿌려 흑인으로 위장했을 거라 주장했다.

멜빈이 가짜 흑인이라 주장한 네티즌이 올린 포르투갈어 게시글. "너희 모두가 존경하는, 너희들이 열광하는 위대한 아프리카인 여성은 사실 백인이다" 정도 내용.

#흑인 손바닥은 원래 하얗다
사실 인종을 막론하고, 사람 손과 발바닥 부분은 대개 근본이 희다. 자외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흑색·갈색 색소 멜라닌(melanin)이 손과 발에는 비교적 적게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보다 과학적으로 읊어 보자면, 손과 발엔 색소 세포가 있더라도 멜라닌 형성에 관여하는 타이로시나아제(tyrosinase) 활동이 드물어 색을 거의 내지 못하는 것이다. 참고로 멜라닌은 지난 2008년 중국이 분유에 섞어 난리가 난 물질인 멜라민(melamine)과는 아예 다른 물질이다.

흑인 샘 오취리(왼쪽)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손바닥 색 역시 희다.

인종을 불문하고 멜라닌이 부족한 부위는 피부가 눈에 띄게 희어진다. 멜라닌 색소가 감소하는 병인 ‘백반증’에 걸리면 피부 일부가 하얗게 변하는 게 이 때문이다.

백반증에 걸린 캐나다 출신 흑인 여성 모델 위니 할로우(winnie harlow).

여하간 이런 원리 때문에, 백인이 아니더라도 인류 대부분은 신체 다른 부위에 비해 손발만큼은 하얗다.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 국적은 브라질이라는데, 유색인이 넘쳐나는 나라에서 타인 손바닥 한번을 본 적이 없는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무식은 자랑이 아니다

멜빈이 직접 올린 해명글.

이후 멜브닌은 직접 글을 올려 자신은 절대 백인이 아니라고 했다. 물론 본인이 해명했다 해서 그게 꼭 진실이 되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네티즌 의혹 제기와 달리 흑인 여부와 손발 색이 무관한 건 사실이다. 미국 흑인 여성 패션 웹사이트인 ‘black girl long hair’도 자사 칼럼에서 “흑인 피부색은 모두 같지 않으며, 일부는 몸 색이 비교적 더 밝기도 하다. 게다가 손발엔 멜라닌이 없어 항상 밝다”고 반박했다.

일전에 언급했듯, 무식은 성기와 같아서 소지 자체가 허물은 아니지만, 사람들 앞에서 꺼내 휘두르는 순간 죄가 된다. 어설픈 지식을 들어 함부로 타인을 매도하려 들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