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제벨 이르후드 동굴에서 발견된 30만년 전 현생인류 화석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가장 오래된 화석이 북부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발견됐다. 기존에 발견된 가장 오래된 화석보다 10만년이나 앞섰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진화인류학 연구를 하고 있는 쟝 자크 허블린(Jean-Jacques Hublin) 교수 연구진과 모로코 국립고고학유산연구소 벤 은서(Ben-Ncer) 교수 연구진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7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모로코 서부 해안도시 사피(safi)에서 남동쪽으로 55㎞ 떨어진 곳에 있는 ‘제벨 이르후드(Jebel Irhoud)’ 동굴에서 약 30만년 전 인류 화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동굴에서 적어도 5명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뼈와 치아 등의 굳어진 화석을 발견했는데, 연대를 분석한 결과 28만~35만년 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열발광 측정법을 통한 부싯돌의 연대 분석과 인류 화석이 위치한 퇴적물의 연대를 비교해 새롭게 발견한 호모 사피엔스의 기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모로코 제벨 이르후드 동굴 유적지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가장 오래된 호모 사피엔스 화석은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것으로 약 19만 5000년 전 화석이다. 이 발견을 토대로 학계는 지금까지 현생인류가 약 20만년 전 에티오피아 등 동부 아프리카에서 살았으며 현 인류는 이들의 후손이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발견으로 “지금까지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년 전 동부 아프리카에서 번성했다고 추정해왔는데 이보다 10만년 앞서 북부 아프리카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다는 것을 새로이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30만 년 전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의 '식사 메뉴'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화석이 나온 퇴적층에서 이들이 만든 석기와 함께 사냥했던 동물의 뼈 화석 수백 개가 발굴된 것이다. 가장 흔한 종은 가젤이었고 얼룩말, 버펄로 등의 뼈 화석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