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잘 입는 사람들에게 비결을 물으면 "이것저것 많이 입어보라"고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인테리어 감각을 키우는 비결도 마찬가지다. 가구, 가전, 조명 등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패션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덩치 크고 비쌀뿐더러 작은 변화만으로도 공간 전체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면서 간접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다. 온라인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인테리어만큼은 발품이 필수다. 가족이 쓰기 편하고 취향에 맞을지, 집 안 전체 분위기나 다른 가구와도 잘 어울릴지 직접 살펴봐야 실수가 적다.

가구와 조명을 전시하는 서울 논현동 가구 거리 두오모 매장.

초보자라면 '리빙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부터 둘러보길 권한다. 국내외 디자인 가구와 마감재, 소품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상담해주는 매장도 많아 안목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지하철 7호선 논현역에 내려 학동역을 지나 차병원사거리 방향으로 걸으며 대로변과 골목 곳곳의 매장을 살펴본 후 다시 돌아 을지병원사거리 방향으로 훑어보는 동선이 효율적이다. 젊은 감성의 국내 브랜드와 수입 가구 편집 매장까지 가세하면서 가구거리는 길어지고 풍성해지는 추세다.

디사모빌리, 나뚜찌, 몰테니&C, 도무스디자인 등에서는 유럽의 다양한 명품 가구를 만날 수 있다. 한국가구와 영동가구는 각각 프랑스와 독일 프리미엄 가구를 선보인다. 커튼, 쿠션 등 직물 제품을 찾는다면 유앤어스와 현우디자인을 추천한다. 어울리는 카펫, 가구 등이 함께 전시돼 있다.

조명과 가구를 모은 디에디트와 두오모, 다양한 소품까지 갖춘 한샘플래그샵과 막시리빙, 까사알렉시스 등을 찬찬히 둘러보면 국내외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욕실·부엌가구, 마감재 매장도 있다. '인테리어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기에 논현동 가구거리는 최적의 장소다. 구경하다 보면 반나절 이상 걸리지만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