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청소년들 수십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흰긴수염고래’게임 개발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10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은 이용자들에게 가학행위 및 자살을 강요하는 ‘흰긴수염고래 (Blue Whale)’ 게임을 만든 혐의로 러시아 남성 필립 부데이킨(21)을 체포했다.
일명 ‘자살게임’으로 불리는 이 게임의 규칙은 비교적 간단하다. 하루에 하나씩 총 50개의 과제를 수행하고 게임개발자에게 ‘인증사진’을 보내면 된다. ‘온종일 공포영화 보기’, ‘칼로 몸에 상처 내기’등의 잔인한 과제를 수행하고 나면 마지막 과제로 ‘자살’을 받는다. 만약 과제에 실패하거나 도중에 포기하면 게임개발자는 이용자들의 신상정보를 조회해 협박한다.
올해 초 17명의 청소년이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하거나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러시아 경찰은 이들이 모두 ‘흰긴수염고래’ 게임 이용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2013년부터 유사한 게임 8개를 운영해 온 개발자 필립은 경찰 조사에서 “사회의 악(惡)이 되는 사람들을 모두 처리하고 싶었다”며 죽은 사람들에 대해 “그들은 단지 손발이 달린 쓰레기들일 뿐”이라고 했다.
그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들은 청소년들은 교도소에 수백 통의 편지를 보냈다. 이 중에는 소녀들이 보낸 러브레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한 심리학자는 “필립이 주는 미션을 수행함으로써 부모에게서 받지 못한 관심과 사랑을 대신 받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소녀들의 경우, 게임을 하면서 필립을 좋아하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흰긴수염고래 게임은 러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브라질, 영국 등에서도 유행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인스타그램 등 유명 소셜미디어는 이 게임과 관련된 해시태그 지우기에 나섰다.